"살려달라" 한마디 남긴 신고자…경찰이 28분 만에 찾아 구조했다

경찰이 112에 전화를 걸어 "살려달라"는 한마디 말만 남긴 데이트 폭력 피해자를 휴대전화 가입자 조회를 통해 즉각 찾아내 구조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오늘(15일) 경기남부경찰청 112 치안종합상황실에 따르면 어제 오후 8시 22분 한 여성으로부터 "살려달라. 여기는 ○동 ○○○호이다"라는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112 신고접수 요원은 신고자가 단순히 건물 동과 호수만을 말한 상태에서 전화가 끊기자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보고 휴대전화 GPS 추적을 할 수 있는 자동위치추적 시스템을 가동하는 한편, 코드제로(CODE 0·매뉴얼 중 위급사항 최고 단계)를 발령했습니다.

그러면서 신고 이력에 뜬 휴대전화 번호를 통해 통신사에 가입자 정보 조회를 했습니다.

반경 수십ｍ까지 오차 범위가 발생하는 휴대전화 GPS 추적만으로는 신고자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신고자가 말한 동과 호수, 파악한 휴대전화 GPS 값, 가입자 정보에 나온 주소 등을 종합해 피해자가 성남시 분당구의 한 오피스텔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관들을 현장에 투입했습니다.

경찰은 소방당국과 집 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자 문을 강제로 열고 들어가 오후 8시 50분 데이트 폭력 피의자 50대 A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하고, 피해 여성 B씨를 구조했습니다.

경찰은 흉기를 들고 맞서던 A씨를 향해 테이저건을 겨누고 여러 차례 경고한 뒤 A씨가 저항을 멈추자 곧바로 검거했습니다.

신고 28분 만이었습니다.

A씨는 어제 오후 6시 30분쯤 연인 관계에 있는 B씨의 집으로 가 B씨를 폭행하고 흉기로 위협하는 등 2시간에 걸쳐 데이트 폭력을 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은 특수상해 혐의로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습니다.

박기성 경기남부청 112 관리팀장은 "경찰은 이번 사건과 같은 '무응답 신고'에 대해 자동위치추적 및 코드제로 발령 등 대응 매뉴얼을 갖춰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