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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피살 공무원' 2년 전 심리 분석 "도박중독 판단 불가"

'서해 피살 공무원' 2년 전 심리 분석 "도박중독 판단 불가"
2년 전 해경이 '서해 피살 공무원'의 월북 판단 근거 중 하나로 제시한 도박 중독 증상이 당시 전문가들의 심리 분석에서도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오늘(14일) 국민의힘 하태경(부산 해운대갑) 의원실이 입수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사망 당시 47세)씨의 심리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가 3명 중 2명은 해경이 제공한 자료만으로는 도박 중독에 대한 판단이 어렵다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한 전문가는 2020년 10월 쓰인 자문 보고서에서 "대상자와 가족을 직접 만난 적이 없는 상태에서 제공 자료만으로는 도박 문제에 관한 진단 평가가 불가하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전문가 역시 "대상자가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 제한된 정보를 이용해 도박 장애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위험하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해 피살 공무원의 심리 진단 보고서 발췌

유일하게 이 씨의 도박 중독 수준을 '고도'로 판단한 전문가도 "대면 조사를 통한 진술 자료가 전무해 제한적으로 심리 분석해야 하는 한계가 있음을 밝힌다"며 "현실 도피 목적으로 (이 씨가) 월북을 선택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판단된다"고 했습니다.

2년 전 해경이 이 씨의 잦은 도박과 채무를 월북 근거 중 하나로 제시할 때 전문가 의견 등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았음을 추론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해경은 지난 2020년 10월 2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씨는 출동 전·후와 출동 중에도 수시로 도박하는 등 인터넷 도박에 깊이 몰입돼 있었다"며 "정신적 공황 상태에서 현실 도피 목적으로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군 당국이 북한의 통신 신호를 감청한 첩보와 전문기관을 동원해 분석한 해상 표류 예측 결과 등도 주요 근거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해경은 1년 9개월만인 지난달 16일 언론 브리핑을 열고 이 씨의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며 수사 결과를 뒤집었습니다.

(사진=하태경 의원실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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