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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대째 밥값 1,000원! 이 식당이 적자를 보며 장사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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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 끼 밥값, 얼마 내시나요? 광주광역시 동구 대인시장엔 12년째 1천 원만 받고 한 끼를 내주는 백반집이 있습니다.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80여 명이 이곳을 찾습니다.

[김윤경 / 광주 대인시장 '해뜨는식당' 사장]
"안녕하세요. 저는 광주 대인동 대인시장에서 1천 원 밥집을 하고 있는 '해뜨는 식당' 사장 김윤경입니다. 메뉴는 날마다 바꿔요. 된장국은 안 바뀌고 김치도 다 종류가 바뀌는데 된장국은 안 바뀌어요. 어르신들이 된장국 때문에 오시기 때문에."

1천 원이란 가격은 지난 2010년 김윤경 사장의 어머니, 고 김선자 여사가 식당 문을 연 뒤 그대로입니다. 이 가격엔 미안한 마음 없이 한끼를 먹었으면 하는 속뜻이 담겨 있습니다.

[김윤경 / 광주 대인시장 '해뜨는식당' 사장]
"엄마 같은 경우는 이제 혼자 시장 안에서 밥 먹고 있으면 혼자 먹느니 같이 먹자, 그런데 길거리 좌판 할머니들 와서 밥 먹고 가, 그러면 안 오려고 하잖아요. 미안하니까. 그러면 1천 원이라도 넣고 먹어, 그러면 그거는 부담 없이 와서 먹을 수 있고."

고 김선자 여사가 별세한 뒤 딸 김윤경 씨는 올해로 7년째 식당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식당 일 한 번 해본 적 없던 김 씨는 어머니의 뜻을 잇기 위해 사비를 들여가며 이 식당을 운영해왔습니다. 지금도 보험 일을 따로 하며 돈을 보태고 있습니다.

[김윤경 / 광주 대인시장 '해뜨는식당' 사장]
"저는 대학교 졸업하고 유치원 선생님 한 7년 하고, 중국이랑 외국에서 무역 일을 해서. 제가 엄마 돌아가시고 음식을 아예 할 줄 몰라서 그때는 아줌마를 썼어요. 점심 장사만 해도 두 분 (월급이) 150만 원이 나가잖아요. 쌀은 또 왜 이렇게 빨리 떨어지는 거야. 금방 돌아서면 쌀 떨어지는데. (가게가) 내 돈까지 들어가도 적자인데 3년 하고 나니까 이제 더 이상 통장에서 나갈 게 없었어요, 내 거 보증금 방에 거 다 빼고."

그럼에도 식당을 계속 여는 이유, 김 씨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김윤경 / 광주 대인시장 '해뜨는식당' 사장]
"(얼마 전엔) 교통사고 나서 입원하려 하는데 막상 문을 닫을 수가 없는 거예요. 막상 문 닫으면 그 많은 분들이 진짜 어디 (식사하러) 갈 데가 없어요. 그래서 주위에서도, 친구들도 그만해도 누가 너 욕 안 하니까, 그만하라고 하는데 누가 욕을 하고 안 하고를 떠나서 그냥 이게 습관이 된 것 같아요. 그냥 내 일상, 내가 막 피곤해도 어르신들 보고 나면 피곤한 거 또 다 잊어버리고."

김 씨는 인터뷰 말미에 무엇보다 후원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치솟은 물가에 식재료비 걱정이 크지만, 쌀과 반찬, 과일까지 틈틈이 후원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가게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습니다.

[김윤경 / 광주 대인시장 '해뜨는식당' 사장]
"먼저 후원해주신 분들은 제가 그분들 얼굴도 모르고, 어떻게 보면 그냥 택배로 막 오면 성함도 잘 모르고 하는데, 항상 그분들께 먼저 감사하다는 인사는 하고 싶어요. 그리고 날마다 오신 어르신들은 건강하게 오래 오래 건강하신 게 제일 좋은 것 같고. 1천 원 없으시면 저희 집은 없어도 돼요. 언제든지 마음 편하게 오셔서 맛있게 드시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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