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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총기 난사 77분간 진압 않고 '머뭇'…CCTV 공개

<앵커>

지난 5월 미국 텍사스주의 한 초등학교에서 무차별 총격사건이 벌어졌을 때, 경찰이 어떻게 대응했는지 확인되는 교내 CCTV 영상이 공개됐습니다. 첫 총격이 벌어진 후 77분 동안이나 경찰은 머뭇거렸고, 그 사이 2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보도에, 문준모 기자입니다.

<기자>

총격범 18살 샐버도어 라모스가 학교 건물 밖에서 쏜 총소리를 듣고, 이 학교 교사가 경찰에 처음 신고한 시간은 오전 11시 31분.

이어 교사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교실로 들어가. 교실로 들어가.]

2분 뒤 라모스는 돌격소총을 든 채 교실 복도로 들어섭니다.

화장실에서 돌아오던 학생은 그의 뒷모습을 보고 멈춰 섰다가 황급히 몸을 피합니다.

경찰이 도착한 것은 신고 5분 후인 오전 11시 36분.

복도를 지나 서서히 교실로 다가가던 경찰, 총성이 울리자 교실 근처에서 황급히 뒷걸음쳐 달아납니다.

총격 시작 19분 뒤, 이번에는 헬멧과 방패 등으로 중무장한 경찰이 추가로 도착합니다.

그러나 30분 넘도록 복도에서 이런저런 논의만 되풀이합니다.

첫 총격 후 48분이 지난 12시 21분, 4발의 총성이 또 울렸지만 여전히 머뭇거리는 경찰.

교실에서 끔찍한 시간이 흐르는 동안 어떤 경찰은 학교에 비치된 손 소독제를 바른 뒤 휴대폰을 보는가 하면, 복도를 오가며 웃는 듯한 표정을 짓는 경찰도 보입니다.

결국 총격 시작 77분이 지나서야 경찰은 문을 부수고 범인을 사살했습니다.

[희생자 아버지 : 우리 아이들의 얼굴에 대한 모욕입니다. 정말 지칩니다. 더 이상 아무도 믿을 수 없습니다.]

이 영상을 입수해 보도한 USA투데이는 "경찰에 뭔가 해달라고 간청한 부모와 교실에 숨어 신고한 어린이들에게 더 깊은 마음의 상처를 줬다"고 비판했습니다.

이날 총기 난사로 어린이 19명과 교사 2명 등 모두 21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영상편집 : 남 일, CG : 이종정, 화면제공 : Austin American-Statesman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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