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출소 문 '뻥', 순찰차 올라가 "나와"…난동에도 처벌은

<앵커>

술에 취한 중학생이 파출소 앞에 세워진 순찰차 위에 올라가 난동을 부렸습니다. 이 학생은 최근 몇 달 사이 여러 사건을 저질러 경찰에 접수된 것만 18건으로 확인됐는데, 아직 만 14살이 안 된 촉법소년이라 경찰도 곤혹스러운 상황입니다.

하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제(11일) 새벽 4시쯤, 손에 기다란 막대기를 들고 파출소로 들어가는 한 남자.

발로 파출소 문을 박차고 들어갑니다.

다시 밖으로 나오더니 주차된 순찰차 위로 뛰어 올라가서 고성을 지르며 경찰들을 불러냅니다.


[나와!]

차에서 내려오라고 하자 욕을 하며 막대기를 마구 휘두릅니다.

[내려와. (뭐, XX.)]

술에 만취한 상태로 파출소에서 난동을 부린 이 사람은 만 13살 중학생이었습니다.

A 군은 순찰차 앞에서 약 10분간 경찰들과 대치하다가 뒤에 세워져 있던 자전거를 타고 도망갔습니다.

그제 밤 경찰은 술에 취한 채 길에 누워 있는 A 군을 파출소에서 보호하다가 가족에게 인계했습니다.

그런데 A 군이 몇 시간 뒤 집에서 나와 파출소로 와서 난동을 부린 것입니다.

난동 영상은 A 군의 친구가 촬영해 SNS에 올린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A 군은 지난 3월부터 주거 침입, 절도 등 18건의 범죄를 저질러 경찰이 인적사항을 파악하고 관리 중이었습니다.

A 군은 한 달 뒤 생일이 지나면 만 14세가 됩니다.

이 시점부터는 범법 행위를 하면 형사 처벌 대상이 되지만, 현재는 소년법에 따라 보호 처분을 받는 촉법소년입니다.

법무부가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추진하겠다고 지난달 밝혔지만, 아직 구체안이 나오진 않았습니다.

경찰은 최근 A 군의 범법 행위가 부쩍 늘어 대처를 고심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번에는 파출소에서까지 난동을 부린 만큼 공무집행 방해 혐의를 적용해 법원 소년부로 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남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