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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캔버스 위에 피어난 계란꽃…전시 '상상의 기억'

[FunFun 문화현장]

<앵커>

음식인 계란 프라이가 캔버스 위에 계란꽃으로 피어나며 생명력을 회복합니다. 끊임없이 뭔가를 상상하던 어린 시절의 순간들, 그 기억을 풀어냅니다.

문화현장,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상상의 기억 / 8월 5일까지, 갤러리 마리]

계란꽃이 활짝 피어났습니다.

자개를 잘라 붙여 화려하면서도 단단해진 나뭇가지 위에 계란 프라이가 꽃처럼 피어난 것입니다.

소중하게 두 손 모아 생명의 자양분을 더해주기도 합니다.

뾰족한 가시나무를 뒤로 한 채, 생명의 수호신은 목단꽃과 계란꽃, 그리고 다정한 한 쌍의 새를 두 팔로 가득 품고 있습니다.

계란꽃은 스스로 그 위에 또 꽃을 피워내며 생명의 순환을 매개하기도 합니다.

단절됐던 계란의 생명성이 회복된 것입니다.

[최현주/작가 : 저는 오히려 이제 작가 입장에서 얘한테 생명을 넣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거죠. 그래서 꽃으로도 보여지고 날아도 다니고, 얘가 죽었지만 오히려 살아나는.]

작가는 어린 시절 기억의 조각들을 캔버스 위에 풀어냅니다.

로보트 태권V가 양손에 평화를 기원하는 꽃을 쥔 채 하늘을 가르고 있습니다.

물놀이 도구였던 러버덕은 여왕으로 성장해 도도하게 물 위를 산책합니다.

매화나무에 거미줄을 늘인 스파이더맨은 가지 위에서 치마를 펄럭이는 마릴린 먼로를 향해 날아오르기도 합니다.

어린 시절 친숙했던 오브제와 캐릭터를 통해 당시의 상상을 기억해내는 것입니다.

[최현주/작가 : 제 작업을 보시고 본인들의 기억을 생각해내는 본인들의 상상했었던 거를 다시 한번 되짚어보시는 그런 시간이 되시는 것 같아요. 이 전시를 보시고요.]

안정감 있는 동양화적 구도 속에 진하게 칠해진 단색의 바탕은 자칫 밋밋할 수 있었던 여백에 강렬한 존재감을 부여하며 생명력의 토양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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