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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도 밑으로 안 떨어져"…폭염에 죽어가는 닭과 돼지

<앵커>

장마에 폭염까지 겹치면서 가축들도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더위에 약한 닭과 돼지들이 폭염으로 폐사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이 때문에 축산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이용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남 천안의 한 양계장입니다.

빼곡하게 들어찬 닭, 폭염에 지친 듯 입을 벌리고 쉴 새 없이 헐떡거립니다.

급수대에서 졸졸 나오는 물은 닭들의 생명수, 선풍기가 도는 천장에선 열기를 식히기 위해 작은 물방울이 안개처럼 뿜어져 나옵니다.

환풍기로 열기를 빼내고, 붙어 있는 닭들을 떼어놓아 보지만, 닭 400여 마리의 폐사를 막지 못했습니다.

[최승근/농장주인 : 별안간에 온도가 35도 정도 올라가 버렸습니다. 팬을 더 빨리 더 속도를 내 가지고 틀어줘야 하는데….]

더위에 힘든 건 몸집이 큰 돼지도 마찬가지, 바닥에 널브러져 누워 꼼짝도 않고 숨을 가쁘게 몰아쉽니다.

땀샘이 없어 다른 동물보다 더위에 더 약한 돼지를 위해 얼음조각까지 하루에 몇 번씩 주는데도 사료를 먹여 키우는 비육돈과 새끼 돼지 15마리가 폭염으로 폐사했습니다.

이곳 농장에서는 지난달 말부터 돼지가 폭염으로 죽기 시작했습니다.

무게가 100kg 이상 나가는 비육돈들이 주로 피해를 입고 있습니다.

전국에서 폭염으로 폐사한 가축은 지난 7일 기준 11만 2천 마리, 고기용 육계와 달걀 생산용 산란닭이 10만 7백 마리로 가장 많고, 돼지와 오리도 각각 2천 마리와 5천 마리씩 폐사했습니다.

[강봉진/돼지농장 주인 : 쿨링시설이나 에어컨 시설을 가동해서 온도를 낮춰도 30도 밑으로는 떨어지지 않는 상황입니다.]

폭염의 기세가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농가들의 걱정이 크지만, 축산물 가격도 들썩이고 있어 물가관리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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