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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186만 원 생활 어려워"…대학 청소노동자 농성 확산

<앵커>

최근 연세대 청소노동자들이 근로 조건을 개선해달라며 시위를 벌이자 일부 학생들이 학습권을 내세우며 노동자를 고소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며칠 전부터는 고려대에서도 청소노동자들이 철야농성에 들어간 걸 비롯해 여러 대학사업장에서 비슷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세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려대 청소노동자들이 24시간 농성에 돌입한 건 그제(6일) 저녁.

[대한민국의 명문대라고 이름을 댈 수 있을까요?]

시급 400원 인상과 샤워 시설 확충 등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겁니다.

[서재순/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고려대분회장 : 저희가 많이 올려달라는 건 아니잖아요. 말이 생활 임금 보장이지 (월) 186만 원 받아 가지고 생활이 될 수가 없어요.]

고려대 청소노동자들이 사용하는 샤워장입니다.

이렇게 샤워할 수 있는 공간은 두 군데가 있는데, 뒤쪽에 있는 이 문을 열어보면 하수처리장이 보입니다.
고려대 청소노동자들이 사용하는 샤워장
[박찬순/고려대 청소노동자 : 모기가 엄청나요, 여기가. 이거는 말이 좋아 샤워장이지. 냄새 악취 때문에 못해요, 숨을 못 쉬어.]

앞서 연세대 청소노동자 농성 과정에서 재학생 3명이 학습권 침해를 받았다며 노동자들을 고소해 논란이 됐습니다.

한 교수가 수업계획서를 통해 해당 학생들을 비판했고, 곳곳에는 청소노동자들에게 지지를 표하는 대자보가 붙기도 했습니다.

고려대 일부 학생들은 청소노동자 철야 농성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김태현/고려대 학생 : 우리도 사회에 나가면 한 사람의 노동자로서 일을 하게 될 텐데, 학교에서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을 하고….]

이화여대와 서강대 등 10여 개 대학의 청소노동자들도 휴식 공간을 개선하고 제대로 된 샤워실을 갖춰 달라며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일하는 청소노동자들은 용역업체에 소속돼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용역업체와 원청인 대학이 협의해야 근로조건을 개선할 수 있는데,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다고 비난했습니다.

[서재순/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고려대분회장 : 용역회사에서는 우리는 사람 관리만 하게 들어왔지 건물 관리하러 들어온 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그거(샤워장 개선)하고 상관이 없으니 학교에서 해 주셔야 된다….]

대학이 청소노동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습니다.

[류하경/민변 노동위원회 변호사 : 파견법을 없애고 계속되는 업무 그리고 상시적으로 이뤄지는 업무는 비정규직을 뽑지 못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해요, 결국은.]

(영상취재 : 조창현·김용우,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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