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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7/5) : "인사 난맥? 문 정부보다 낫다"는 새 정부

스브스레터 이브닝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새 정부의 인사와 정책에서 ABM(Anything But Moon/문재인 정부가 하던 것 빼고 뭐든지), 즉 '반문재인' 기조가 더 강해지는 분위기죠. 특히 최근 인사와 관련해서 윤석열 대통령이 '전 정부보다 낫다'는 비교우위를 주장하고 있죠. 그럴수록 국민통합은 멀어지지 않을까요?
 

"전 정권 장관 중 훌륭한 사람 봤어요?"


윤석열 대통령 출근길에 기자들이 부실인사 논란에 대해 물었죠. 기자가 "송옥렬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나 김승희 전 (복지부 장관) 후보자 경우에 부실 인사, 인사 실패라는.."이라고 말하자 윤 대통령은 "그럼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되묻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죠.

윤 대통령이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자고 했는데요, 또 비슷한 질문이 나온 거예요. 기자가 "반복되는 문제들이 사전에 충분히 검증 가능한 것들이 많았거든요"라면서 부실 검증 논란을 꺼내자 윤 대통령은 손가락을 흔들며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중을 드러냈죠. 그러면서 "다른 정권 때하고 한 번 비교해보세요.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을…"이라고 한 뒤 추가 질문을 받지 않고 집무실로 올라갔죠. 어떤 분위기였는지 알 만하죠?       

윤석열 대통령
◇ 기자: 대통령님, 송옥렬 후보자나 김승희 전 후보자 경우에 부실 인사, 인사 실패라는..
◆ 윤 대통령: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 다른 질문.
◇ 기자: 대통령님, 인사 취재하다보면 가장 많이 듣는 말이 인사는 대통령이 책임을 진다는 말인데. 지금 반복되는 문제들이 사전에 충분히 검증 가능한 것들이 많았거든요.
◆ 윤 대통령: 다른 정권 때하고 한 번 비교를 해보세요. 사람들의 자질이나 이런 것들을. 
 

인사 논란 때마다 '문재인 정부' 거론


'새 정부 인선이 전 정부보다 낫다'는 취지의 대통령 설명은 이전에도 몇 차례 있었는데요, 어제(4일)만 해도 윤 대통령은 전문성과 역량이라는 인선 기준을 말하면서 “그런 점에선 빈틈없이 사람을 발탁했다고 자부하고 전 정부에 비교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거든요. 도덕성 면에서도 전 정부 얘기를 꺼내면서 “비교가 될 수 없다”고 했고요.  
 
◇ 기자: 김승희 (복지부 장관) 후보자 사실 검찰 수사 대상도 됐고, 여당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얘기 나오는데 임명 여부 어떻게 하실 계획이신가요?
◆ 윤 대통령: 저는 임명직 공무원에게 가장 요구되는 요건이라면, 결국은 공무원이라고 하는 것은 국민이 먹고사는 문제를 다루는 사람이고 국민의 재산을 책임지는 사람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기가 맡을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보고. 우리 정부에서는 그런 점에서는 빈틈없이 사람을 발탁했다고 저는 자부하고. 전 정부에 비교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도덕성 면에서도 전 정부에서 밀어붙인 인사들을 보면 비교가 전 될 수 없다고 봅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다르기 때문에 참모와 동료들하고도 논의를 좀 해보고, 어찌됐든 신속하게 장관 후보자들이 또 일을 해야하기 때문에 가부간에 신속하게 결론을 낼 생각입니다. (7월 4일 출근길)

지난달 8일에도 문재인 정부의 인사를 비판했는데요, '대통령의 인재 풀이 너무 좁은 것 아니냐는 비판이 있다'는 기자의 질문에 윤 대통령은 "과거에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나"라고 반문한 적이 있죠. 전임 문재인 정부에서 시민단체 출신들이 대거 기용됐다는 점을 '도배'라는 부정적 표현을 쓰면서 작심 비판한 건데요, 전 정부의 편향 인사가 더 문제였다는 인식이 드러났다고 볼 수 있죠.

윤석열 대통령 도어스테핑
◇ 기자: 검찰 인사가 반복되면서 대통령의 인적 풀 자체가 너무 좁은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는데,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윤 대통령: 과거엔 민변 출신들이 아주 뭐 도배를 하지 않았습니까? 저는 선진국에서도 특히 미국 같은 나라 보면은 '거버먼트 어토니'(정부 변호사)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정관계에 아주 폭넓게 진출하고 있습니다. 그게 법치국가 아니겠습니까? (6월 8일 출근길)

그 전날(6월 7일)에는 '검찰 출신 인사들이 정부 요직을 독식한다는 비판이 나온다'는 기자 지적에 "우리의 인사 원칙은 적재적소에 유능한 인물을 쓰는 것"이라고 일축했죠. 
 

"인사 참사" 비판 이어가는 민주당 


민주당에서는 새 정부의 인사를 기회 있을 때마다 비판하고 있는데요, 오늘(5일)도 박홍근 원내대표는 김승희 전 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낙마한 것을 두고 "윤석열 정부의 부실인사가 불러온 대참사"라며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물론 비서실장부터 인사기획관까지 무능한 인사검증라인을 문책하고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공세를 이어갔죠.

또 '전 정권에서 지명한 장관 중에 훌륭한 사람을 봤나'라는 대통령 발언에 대해서도 '황당무계' '오만과 독선' 등의 표현으로 강하게 비판했네요.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그런데도 '전 정권에서 지명한 장관 중에 훌륭한 사람을 봤나'라며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황당무계한 변명만 늘어놨습니다. 연이은 검증 실패의 책임을 무겁게 인정하고 인사권자로서 결자해지는 못할 망정 민심을 완전히 무시하는 오만과 독선에 개탄을 금치 않을 수 없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과거에 민변 출신들이 아주 도배를 하지 않았나'라는 대통령 발언이 나왔을 때는 "(이전 정부와) 다르게 하면 되는 것이지, '전 정부가 이렇게 했다. 그러니까 나도 할래'라고 하는 것은 일차원적인 접근"이라고 꼬집기도 했죠.
 

여당서도 인사 난맥상 비판 목소리


근데, 국민의힘에서도 새 정부 인사 문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네요. 주인공은 박민영 대변인인데요,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 '나는 국대다(국민의힘 대변인이다) 시즌2' 출신으로 친이준석계라고 해요.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

박 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전 정권에 지명된 장관 중에 그렇게 훌륭한 사람 봤어요?"라고 답한 데 대해 '민주당과 똑같은 변명이다'는 취지로 비판했네요. "'민주당도 그러지 않았느냐'는 대답은 민주당의 입을 막을 논리가 될 수는 있겠지만 '민주당처럼 하지 말라고 뽑아준 거 아니냐'는 국민의 물음에 대한 답변은 될 수 없다"고 SNS에서 직격했죠.

뒷부분에는 "달라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시행착오였다고 생각한다. 건전한 비판에 의한 자정 능력만 잃지 않는다면 얼마든 대기만성의 결실을 볼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말씀드린다"고 했는데요, 비장함마저 느껴지네요.
 

"통합은 너무 당연한 것"…식언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반문재인' 진영이 윤석열 정부의 핵심 지지층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문재인 정부에 화살을 돌리면서 지지층의 결집과 국면 전환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이네요. 근데 이런 공세는 통합의 언어가 아니라 분열의 언어죠. 지지층을 위한 정치이기도 하고요. 대통령은 특정 정파가 아니라 온 국민을 대표하기 때문에 선거 이후에는 모두의 대통령이 돼야 하는데 말이죠.  

윤 대통령은 첫 출근길에서 “(취임사에) 통합 이야기가 빠졌다고 지적하는 분들이 있는데 너무 당연한 것이기 때문에”라고 했고요, 첫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민주주의 정치 과정이라는 것 자체가 매일매일 국민 통합의 과정입니다. 좌파·우파가 없고 우리를 지지하는 국민과 그렇지 않은 국민이 따로 없는 것”이라고 한 적이 있죠. 이런 발언을 보면 윤 대통령도 협치와 통합의 가치를 잘 알고 있다고 볼 수 있죠. 

문제는 취임 초기의 말과 50여 일 지난 최근의 말이 다르다는 데 있죠. 특히 인사에 있어서 '마이웨이'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고요, 윤 대통령 지지율 하락세 배경에 인사 잡음도 빼놓을 수 없다는 점이 여러 조사에서 나타나고 있죠. 

윤석열 정부는 2년 뒤 총선까지는 좋든 싫든 거대 야당을 상대하면서 일해야 하는데요, 야당 협조 없이 윤 대통령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야죠. '통합은 너무 당연한 것'이라는 취임 초기 발언의 의미를 되새길 때가 된 것 같네요.
 

오늘의 한 컷

    
전투기

여객기 날개 너머 전투기 보이시나요? 스페인 공군 F-18 전투기가 이지젯 항공사 여객기에 접근해 호위 비행을 하는 모습이 포착된 건데요, 여객기에 탑승한 18세 소년이 장난으로 폭발물 있다고 신고하자 전투기가 긴급 출동하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하네요.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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