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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 번복 과정 살펴보니…회의 없이 서면으로

<앵커>

서해 피격 사건으로 숨진 해수부 공무원이 자진 월북했다는 전 정부의 수사 결과를 지난달 해경이 번복했죠. 당시 해경은 월북으로 단정할만한 증거가 없다는 수사심의위원회 의견을 존중했다고 밝혔는데 SBS 취재 결과, 위원회 회의는 서면으로 대체했고 의결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장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22일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수사 결과를 번복해 혼선을 일으켰다고 대국민 사과를 했습니다.

숨진 해수부 공무원이 월북했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며 수사심의위원회 의견을 존중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봉훈/해양경찰청장 (지난달 22일) : 이번 사건 정보는 증거 법칙상 증거로 쓸 수 없다는 것이 수사심의위원회의 중론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 수사심의위원회는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모여서 회의하는 방식으로 열리지는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해 피살 공무원 수사심의위원회 개최 결과 보고서
SBS가 입수한 수사심의위 개최 결과 보고라는 문건을 보면, 해경은 지난달 2일부터 이틀간 외부위원 3명과 내부위원 2명의 의견을 회의 대신 서면으로만 받았습니다.

서해 피격 사건이라는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하면 회의를 서면으로 대체한 건 이례적입니다.

또 심의 결과는 위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하도록 돼 있지만, 출석 자체가 이뤄지지 않음으로써 의결이 가진 권고적 효력조차 발생하지 않게 됐습니다.

해경 측은 "코로나 상황과 외부위원들 일정을 고려했고, 수사심의위를 서면으로 대체하면 안 된다는 규정이 없어 문제 될 게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민주당 서해 공무원 사망 사건 TF는 내일(5일) 인천해양경찰청을 방문해 서면 대체 경위에 대한 진상 조사를 요구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양두원, 영상편집 : 박정삼, CG : 서동민·정회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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