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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학교 학부모회, 아프리카 여고생 위한 '선물' 준비

<앵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화되면서 코로나19 때문에 중단됐던 학교 학부모회 활동도 다시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제주시내 한 고등학교 학부모들은 아프리카 여고생들에게 보낼 여성 용품을 직접 만들고 있어 시선을 끌고 있습니다.

강석찬 기자입니다.

<기자>

특별활동 교실에서 바쁜 손놀림이 이어집니다. 

모양에 맞춰 재단한 천을 재봉틀로 바느질 해 나갑니다. 

재봉틀 작업을 마치면 가위로 다듬은 후 뒤집어 꼼꼼히 손질합니다. 

특별활동 교실에 모인 이들은 모두 이 학교 학부모들입니다. 

벌써 두 달 넘게 아프리카 여고생들에게 보낼 친환경 생리대를 만드는 중입니다. 

지난 4월 코로나19 때문에 중단됐던 학부모회 활동을 2년여 만에 재개하면서,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논의 끝에 시작한 일입니다. 

하지만, 준비과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재봉틀 넉 대를 구입했지만 손에 익지 않아 연습을 거듭해야 했습니다. 

친환경 생리대에 사용할 천도 마땅치 않아 일일이 찾아다니며 골라야 했습니다. 

[임차순/신성여고 학부모 : 제가 못하는 거지만 어쨌든 우리 아이한테 보낸다는 그런 마음으로 이제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서 하고 있습니다.]

지난 한 달 동안은 이틀에 한 번꼴로 학교에 나와 작업을 해 왔고, 3백여 개의 친환경 생리대가 만들어졌습니다. 

학부모들이 만든 여성용품은 아프리카 부룬디에 있는 최정숙 여고에 보내질 예정입니다. 

신성여고 교사와 제주 초대 교육감을 지낸 최정숙 선생을 기리기 위해 제자들이 뜻을 모아 지난 2018년 설립한 학교입니다. 

부룬디 여고생들이 어렵게 학교에는 다닐 수 있게 됐지만, 여성용품을 구할 수 없어 학교 생활에 불편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몇 해 전부터 친환경 생리대를 보내기 시작했고, 올해는 이 학교 학부모들이 주도적으로 나서게 된 겁니다. 

[문수영/신성여고 학부모회장 : 내년에도 차기 학부모회에서도 이런 좋은 일을 함께 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이게 저희가 조금 보내는 것은 사실은 많이 부족하거든요. 그래서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해서 함께 할 생각입니다.]

딸에게 선물하는 엄마의 마음을 담아 만들어진 친환경 생리대는 다음 달 아프리카 여고생들에게 보내질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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