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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늦다" 응급실에 기름 붓고 방화…참변 막은 의료진

<앵커>

며칠 전 부산대병원에서 아내의 진료가 늦다며 한 남성이 응급실에 불을 질렀습니다. 큰 화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는데 의료진들의 침착한 대응이 참변을 막을 수 있었습니다.

KNN 이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응급실 안으로 들어온 한 남성이 페트병에 담긴 휘발유를 바닥에 콸콸 쏟아붓습니다.

놀란 의료진이 제지하지만 남성은 라이터로 불을 붙이고, 불길은 순식간에 응급실 안에서 번져 나갑니다.

이 남성은 몇 시간 전 아내에 대한 진료가 늦다며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리다 출동한 경찰이 귀가 조치시키자 돌아와 불을 질렀습니다.

불이 나자 현장에 있던 의료진이 곧바로 소화기를 들고 나와 진화를 시작합니다.

같은 시각, 응급실 안 의료진들은 환자들을 대피시키고 소화전에서 소방호스를 꺼내는 등 일사불란하게 움직입니다.

기름을 쏟아부은 뒤 방화했지만 불은 1분 만에 꺼졌습니다.

불길은 응급실 환자분류소에서 근무하던 의료진에 의해 즉각 꺼졌지만, 응급실은 화재로 인한 연기와 냄새 등으로 인해 10여 시간 동안이나 운영이 중단됐습니다.

방화 당시 응급실에는 환자와 의료진 등 47명이 있었습니다.

[이기병/방화 초동대응 의료진 : 당시에는 조금 많이 놀랐고, 의료 보고 나서 환자도 처치해야 하는 그런 상황에서 저희 동료들이 잘 대처를 한 것 같고.]

[김혜빈/방화 초동대응 의료진 : (간호사는) 환자 분들을 다른 응급실로 이송하시는 역할을 하셨고, 응급구조사는 불을 발견했기 때문에 먼저 불을 끄고 하는 각자의 역할을 했어요.]

의료진들의 침착한 대응은 반복된 훈련 덕분이었습니다.

한편 본인 역시 팔과 다리에 화상을 입은 방화범은 불을 지른 부산대병원에서 계속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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