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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현장] 전쟁-분단-통일 그 속의 '사람들'…아르노 피셔 개인전

[FunFun 문화현장]

<앵커>

독일 사진계의 거장 아르노 피셔 개인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전쟁과 분단, 통일 같은 시대적 체험을 개인들의 일상적인 모습으로 담아냈습니다.

문화현장,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아르노 피셔:동베를린의 사진가 / 8월 21일까지 / 성곡미술관]

2차대전이 끝나고 동서로 분단된 독일의 일상은 평온하지 않았습니다.

거리에 모인 사람들 모두 무표정한 얼굴에 시선은 공허할 뿐입니다.

아이들의 얼굴에서도 장난기나 재롱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아르노 피셔는 이렇게 사람들의 일상생활에 녹아든 시대적 상황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베를린에 장벽이 설치되면서 사회적 혼란은 더 커졌습니다.

독일 뮈리츠의 호숫가, 직각 구도의 나무 난간을 배경으로 한 검은 뒷모습만으로도 그런 불안함을 읽을 수 있습니다.

[마티아스 플뤼게/전시기획자 : 아르노 피셔는 이데올로기가 강하게 영향을 미치는 지역에서 활동했지만, 그 안에서 일상적인 삶을 사는 개인들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습니다.]

피셔는 역사적 사건들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

2차대전 막바지, 공습으로 불길에 휩싸인 베를린의 모습을 서사적인 구도로 포착했고, 베를린 장벽의 붕괴 역시 불꽃과 젊은이들의 환호를 원경으로 담담하게 묘사했습니다.

[마티아스 플뤼게/전시기획자 : 결정적인 역사적 사건이 발생했을 때 그 사건 자체의 촬영을 넘어서서 그것을 잘 담아낼 수 있는 방법을 정확하게 알고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패션잡지 사진기자 시절, 피셔는 모델을 스튜디오나 무대 대신 외벽이 무너져 내린 공장 앞에 세웠습니다.
 
활주로의 비행기 앞이 무대가 되기도 했습니다.

피셔 사진의 중심은 이렇게 언제나 사람이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전쟁과 분단, 그리고 통일의 역사적 체험을 충실히 기록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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