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디폴트' 코앞…26일까지 이자 1억 달러 내야

러시아가 조만간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를 맞게 됐다고 블룸버그통신·BBC 방송 등이 보도했습니다.

현지시각 26일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는 이날까지 외화 표시 국채의 이자 약 1억 달러, 한화로 1,300억 원을 투자자에게 지급해야 합니다.

기존 지급일은 지난달 27일이지만 30일의 유예기간이 있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이미 국제예탁결제회사인 '유로클리어'에 이자 대금을 달러 및 유료화로 보내 상환 의무를 완료했으며, 유로클리어가 개별 투자자의 계좌에 입금할 거란 입장입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제재로 인해 돈을 받지 못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습니다.

투자자들이 이자를 받지 못하면 러시아는 1998년 모라토리엄(채무 지급 유예) 선언 이후 처음으로 디폴트를 맞게 됩니다.

하지만, 공식 디폴트 선언은 있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요 신용평가사가 채무 불이행 여부를 판단하지만, 제재 때문에 현재로선 러시아 국채를 평가할 수 없습니다.

또, 러시아가 서방의 제재로 국제 금융체계에서 이미 고립된 점을 고려하면, 공식 선언이 크게 의미가 없다는 시각도 존재합니다.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채무 불이행 선언은 상징적"이라며 "러시아 정부는 이미 달러화 표시 채권을 발행할 수 없고 대부분 국가에서 돈을 빌릴 수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미국은 러시아 재무부, 중앙은행, 국부펀드와의 거래를 전면 금지했습니다.

지난달 25일까지는 투자자가 러시아로부터 국채 원리금이나 주식 배당금은 받을 수 있게 했지만 이후 유예기간을 따로 연장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