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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페셜리스트] 시대를 비행하는 '탑건: 매버릭'

지금 흘러나오는 이 음악 기억나십니까.

조건반사적으로 특정 영화가 떠오르는 세대와 그렇지 않은 세대가 있겠죠?

무려 36년 만에 영화 '탑건'의 속편이 나와서 전 세계 영화팬들을 극장으로 불러 모으고 있습니다.

#최후의 무비 스타

지난달 칸영화제, 프랑스 전투기 8대가 행사장 상공을 비행합니다.

'탑건: 매버릭' 상영을 위해 칸을 찾은 톰 크루즈를 예우한 것입니다.

콧대 높기로 유명한 칸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배우인 톰 크루즈에게 명예황금종려상까지 수여했습니다.

톰 크루즈는 '최후의 무비 스타'라고 불립니다.

1986년 탑건으로 스타덤에 오른 그는 이후 '레인맨', '7월 4일생', '마이너리티 리포트', 그리고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 등 작품성 있는 영화와 흥행작을 섭렵하며 세계적인 스타 배우로 우뚝 섰습니다.

톰 크루즈는 영화 홍보를 위해 미국에서 직접 헬기를 몰고 나타나는가 하면, 영국에서는 윌리엄 왕자 내외가 참석한 시사회를 열었고, 지난 주말에는 한국을 찾아서 레드카펫 행사를 했습니다.

디지털 마케팅이 영화 홍보의 주요 수단이 된 시대에 이런 대규모 행사를 펼치고, 전 세계·전 세대 관객 동원이 가능한 영화배우는 이제 톰 크루즈 정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 실사 리얼 액션 vs 컴퓨터 그래픽

만화적 상상력과 CG로 충만한 마블 영화와 달리 '탑건'은 실사 촬영을 고집했습니다.

톰 크루즈와 배우들은 F/A-18 전폭기의 중력가속도에 적응할 수 있도록 넉 달 동안 훈련했습니다.

조종석 안에는 카메라 6대가 설치됐습니다.

영화 '탑건: 매버릭'

[마일즈 텔러/'루스터' 역 : 톰 크루즈는 CG를 원하지 않았어요. 실제 전투기 비행을 원했죠. 저희도 동의했어요.]

톰 크루즈는 디지털 시대에 저항하는 최후의 아날로그 스타일지도 모릅니다.

[이제 끝내야 할 때야, 매버릭 대령. 대령은 곧 사라져 줘야 해.]

[그럴지도 모르죠. 장군님. 하지만 오늘은 아니에요.]

# '탑건'의 국제정치학과 프로파간다

1988년 개봉했던 박광수 감독의 '칠수와 만수'입니다.

주인공 안성기와 박중훈 뒤로 보이는 고색창연한 극장 간판, 바로 탑건 1편입니다.

영화 광고를 신문에 하던 이 시절은 구소련 붕괴 전 냉전시대였습니다.

러시아와 중국이 개혁개방에 나서면서 해빙이 오나 싶던 국제 정세는 지금 도로 신냉전을 맞았고, 탑건은 속편이 나왔습니다.

탑건은 단순한 오락영화가 아닌, 미국의 하드파워와 소프트파워를 과시하는 프로파간다 성격도 갖고 있습니다.

[제리 브룩하이머/탑건 프로듀서 : 전투 참가 경험이 있는 실제 탑건 조종사들이 도와줬어요. 환상적인 조종사들이었어요.]

제작사는 미 해군 전폭기와 함공모함 등 엄청난 장비와 인력 지원을 받으며 제작비를 줄이고, 미 국방부는 미군의 존재 이유를 대내외에 홍보합니다.

[글렌 로버츠/미 국방부 할리우드 지국장 (예비역 중령 * Military.com 팟캐스트 중) : 우리의 임무는 엔터테인먼트 공간에서 국방부의 신뢰성과 이미지를 보여주고, 보호하는 겁니다.]

탑건 36년 동안 국제 정세는 다시 불안해졌고, 아날로그는 디지털로 대전환했습니다.

고전적 의미의 무비 스타는 거의 사라졌고, 스트리밍이라는 영화를 보는 새로운 방식이 등장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여전히 세상을 보는 창이고, 인생은 영화와 함께 흘러갑니다.

마블의 역대 스파이더맨들이 한 영화에 모인 것을 보고 MZ세대가 눈물짓듯, 다음 달이면 환갑이 되는 현역 톰 크루즈를 보면서 중년 영화팬들은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는 동시에 용기도 얻습니다.

※ 더 풍부한 내용은 매주 일요일 오전 연재되는 이주형 기자의 '씨네멘터리'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기획 : 이호건, 구성 : 신희숙, 영상취재 : 정성화·조창현, 영상편집 : 박기덕, CG : 조수인·엄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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