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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산 아픔 못 풀고…오히려 '늘었다'

<앵커>

6.25 전쟁이 일어난 지 올해로 72주년을 맞이했습니다. 실향과 이산의 아픔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데,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현지에 정착해있던 고려인들이 다시 한번 집을 떠나야 하기도 했습니다. 

김희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잡힐 듯한 고향, 바라만 보고 있습니다.

이런 세월이 70년, 이제는 살아서 고향땅을 밟아볼 수 있을까 싶습니다.

[이인배/실향민 (연안 출신) : 물고기도 마음대로 가고 날짐승도 마음대로 날아다니는데 왜 우리는 못 가나….]
 
성장한 아들 3형제만 집 앞 섬 교동도로 피란한 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집과 섬 사이 바다로 휴전선이 그어진 겁니다.

[최재욱/실향민 (연안 출신) : 어머니, 아버지, 동생, 누나하고 거기 네 분이 계셨고 우리 형하고 나하고 동생하고 세 사람이 남쪽으로 내려왔죠.]

서해 교동도 대룡시장은 연안 출신 실향민들의 시장입니다.

[안순모/대룡시장 상인 : 내가 부모가 너무 그리워서 중환자실에서 수술하고 나와 가지고 그냥 엄마를 부르면서 엄마야 엄마야 하면서 울더래요. 엄마야 엄마야 하면서 그냥 울더래요.]
 
대룡시장에서 장사하는 실향민 1세는 이제 할머니 단 한 명, 전체 이산가족 상봉 신청자 13만 3천637명 가운데 생존자는 이제 4만 4천449명에 불과합니다.

벌써 3분의 2가 눈을 감았고 최근에는 사망자가 한 달에 400명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경색된 남북 관계는 갈수록 악화하고 있습니다.

한국 전쟁의 이산이 치유되기도 전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또 한민족의 이산을 가져왔습니다.

광주광역시 고려인 마을에는 지금까지 500명 가까운 피란 고려인들이 들어왔습니다.

고려인 이산가족 중에는 아이들도 상당수 있습니다.

[최 마르크/우크라이나 피란 고려인 : 폭격 소리를 듣기도 했고 보기도 했어요. 폭탄이 가까이 떨어진 적도 있어요. 엄마와 할아버지가 못 나왔어요.]

강대국 패권 경쟁의 산물이라는 점, 내전으로 시작했지만 국제전으로 장기화한다는 점,

[홍완석/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장 : 강대국들의 이해관계가 민감하게 교차하고 또 직접적으로 충돌하는 그런 지정학적 단층지에 있기 때문에 두 나라가 처한 지정학적인 환경은 마치 일란성 쌍둥이처럼 흡사하거든요.]

결국 이산과 분단의 고통은 약소국가와 민간의 몫이었습니다.

70년 시간을 뛰어넘는 두 전쟁, 우리 민족이 피해자로 등장한 건 역사의 비극이기 전에 교훈입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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