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스브스레터 이브닝(6/24) : 여권의 '文 정부' 때리기와 해경 수뇌부 사의

스브스레터 이브닝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2020년 해양수산부 공무원 서해 피살 사건을 고리로 국민의힘이 '문재인 청와대' 공격에 당력을 모으고 있죠. 연일 '월북몰이'했다고 파상 공세를 퍼붓고 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해양경찰청장을 포함해 치안감 이상 해경 고위 간부 9명이 집단 사의를 표명했는데요, 수사 결과 번복의 후폭풍이기도 하고 서해 사건을 중심을 한 신구권력 충돌의 후폭풍이라 할 수 있겠죠.
 

초유의 해경 지휘부 일괄 사의


정봉훈 해양경찰청장을 포함해 치안감 이상 해경 고위 간부 9명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네요.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수사와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는 거죠. 정 청장은 전국 지휘관들이 참석한 화상 회의에서 "저는 이 시간부로 해경청장 직을 내려놓는다. 최근 우리 조직에 닥쳐온 위기 앞에서 부족하나마 조직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사의 표명을 공개적으로 밝혔죠. 사의 표명한 이유에 대해서는 "오랜 고심 끝에 우리 해경이 위기를 극복하고 다시 태어나기 위해서는 새로운 지휘부를 구성하는 것만이 답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설명했네요.

레터용 해경회의
정 청장 외에도 서승진 해경청 차장(치안정감), 김병로 중부해경청장(치안정감)과 6명의 치안감 등 치안감 이상 고위 간부 8명도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해요.

'피격 공무원 사건' 대국민 사과하는 해경청장 (사진=해양경찰청 제공, 연합뉴스)

정 청장은 지난 22일 대국민 사과를 했는데요, "피격 공무원 수사 결과 발표와 관련해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킨 점에 대해 국민과 유족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해경의 수사 발표로 혼선을 일으키고 실망을 드린 데 대해 청장으로서 깊은 책임을 통감한다"고 머리를 숙였죠.

해경이 후폭풍에 휩싸인 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수사와 관련해 뒤집힌 결과를 내놓으면서 대혼란을 일으켰기 때문인데요, 2020년 9월 사건 발생 1주일 만에 중간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피살된 공무원이 월북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가 지난 16일에는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며 수사 결과를 뒤집었죠. 증거는 그대로인데 1년 9개월 만에 해석이 180도 바뀌면서 여러 공격에 시달려왔죠.

하지만 대통령실은 해경 간부 9명의 일괄 사의를 반려했네요. 대통령실은 "서해 피격 공무원 수사와 관련해 유가족과 국민께 오해를 드린 데 대해 해경 지휘부가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 순수한 뜻은 존중하지만 현재 감사원 감사 등 진상규명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일괄 사의는 반려될 예정"이라고 기자들에게 공지했죠.

여당 "'월북' 판단 근거 부족"


사건 초기 '월북' 판단은 군의 SI(특별취급정보)를 통해 나왔는데요,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가 그동안의 조사를 토대로 월북이라는 우리 군의 판단을 신뢰할 수 없다며 '월북몰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했네요.

레터용 여당 tf
TF 단장을 맡은 하태경 의원은 "7시간 동안의 북한 통신 보고 내용 중 '월북'이라는 단어는 딱 한 문장에 한 단어만 등장하고 그 전후에 월북 관련 내용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면서 "월북 단어가 등장한 시점이 북한군에게 발견된 직후가 아닌 2시간이 지난 후였다. 만약 확고한 월북 의사가 있었다면 발견된 직후인 오후 3시경 나왔어야 한다는 게 저희 판단"이라고 주장했죠.
레터용 신원식

군 출신의 신원식 의원이 보다 상세한 설명을 덧붙였는데요, "현장에 있는 북한군 병사가 (숨진) 이대준 씨에게 물은 것을 다시 그 상급 기관에 무전기로 비어·암어가 아닌 평문으로 보고한다. 그것을 감청한 것이라고 이해하시면 된다"고 감청 정보에 대해 먼저 설명했네요. 신 의원은 "월북이란 단어는 처음부터 그들 입장에서 심문이었을 것이다. 질의하는 과정에서 2시간 뒤에 나왔다"며 "현장에 있는 북한 병사가 얘기한 게 아니라 상급 부대에서 묻는다. '월북했느냐' 하니깐 현장에 있는 북한군 병사가 '월북했다고 합니다'(라고 했다)"고 전했죠.

하태경 의원이나 신원식 의원이 특수정보(SI)를 본 건 아니고요, 국방부·합동참모본부 관계자들에게 의문 사항을 질문하고 여러 자료를 열람한 뒤에 기자들에게 설명한 거죠. 월북이란 단어가 한 번 나오는지 등이 검증된 사실이라고 할 수는 없죠.

'문재인 청와대' 겨누는 국민의힘


국민의힘은 이처럼 이번 사건을 '월북몰이'로 규정하면서 공격 목표에 문 전 대통령을 포함시키고 있죠. 권성동 원내대표는 "국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지 못한 건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데 그것을 넘어서 오히려 국가가 월북몰이를 했다"고 포문을 열었네요.

발언하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공무원이 공무수행 중 북한에 의해 살해 당한 것도 모자라 월북으로 매도당했다. 누가 어떤 목적으로 어떤 계기 통해 이와 같은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 유족은 물론 온국민이 다 알아야 한다. 한 사람의 억울한 죽음, 유가족의 명예뿐 아니라 국가의 존재 이유 묻는 사건이다.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논평을 냈는데요, 제목이 '서해 피살 공무원 월북 공작, 청와대 게이트였나? 민주당은 답하라'고 돼 있네요. 제목에 '청와대 게이트'를 넣어 월북몰이의 몸통이 청와대라고 주장하고 있는 거죠. 논평은 "북한군의 사격으로 숨진 공무원 고 이대준 씨를 월북으로 몰아간 것이 청와대라는 정황이 나왔다. (..) 사실이라면 문재인 정부가 통째로 연루된 '청와대 게이트'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면서 문재인 정부를 겨냥했죠.
서해 피살 공무원 월북 공작, 청와대 게이트였나? 민주당은 답하라.
북한군의 사격으로 숨진 공무원 고 이대준 씨를 월북으로 몰아간 것이 청와대라는 정황이 나왔다. 친문 의원 보좌관 출신 청와대 행정관이 해경 수사국장에 수차례 전화해 "자진 월북 결론"을 종용했으며 담당 국장은 3개월 뒤 치안감으로 승진했다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답을 정해놓고 결과를 끼워맞췄다는 정황은 이뿐만이 아니다.
(..) '답정너'식 월북 몰이가 문재인 정부와 청와대의 작품이라는 의심이 확신이 되어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실이라면 문재인 정부가 통째로 연루된 '청와대 게이트'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신원식 국민의힘 의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국민 생명 못 구하고 아무 조치 하지 않고 시신 소각된 다음 계속 주무셨다"며 새로운 의혹까지 제기했죠. 신 의원은 그러면서 "이걸 물타기 위해 어마어마한 일 벌였다"고 했지만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네요.

유족 "6시간 진실 밝힐 것"


국민의힘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가 유족 초청 간담회도 했는데요, 여기에 숨진 이대준 씨의 형 이래진 씨가 참석했네요. 이 씨는 "저는 골든타임 6시간 그리고 대통령의 시간을 밝히기 위해서 정보공개 청구를 했으나, 대통령께서 스스로 국민과 싸우지 않겠다고 약속하셨었는데 또 그렇게 대통령 기록물(공개)을 어제 완전 거부를 밝혔다"며 진실 규명 의지를 밝혔죠.

레터용 이래진

이 씨 측 법률대리인을 맡은 김기윤 변호사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건을) 보고 나고 나서 그동안 (이대준 씨가) 죽을 때까지 그 시간 동안, 과연 6시간 동안 무엇을 했는지, 대한민국 정부와 문재인 전 대통령께서 무엇을 했는지에 대한 방점이 첫 번째"라며 6시간의 진실 규명에 주력할 뜻을 내비쳤네요. 유족 측은 오는 27일 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를 만나 대통령기록물 공개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해요.

'文 청와대' 출신 "치졸하고 야비"


민주당에서는 월북 정황이 분명히 있고 여권이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정치공세를 펴고 있다는 입장이죠. 근데 오늘(24일) 해경 지휘부가 집단 사의를 표명하자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이 나섰네요.

윤건영 의원 등 민주당 의원 13명이 성명을 냈는데요, 제목이 '진실에 눈 감고 자신이 바라는 결론으로 몰고 가는 것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입니다'라고 돼 있네요. 이들은 "당시 해경과 군은 각각의 영역과 능력 범위에서 최선을 다해 성실히 수색하고 조사에 임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해경과 군 당국이 사과하고 사의를 표명할 이유가 없다"면서 "분명 배후가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죠.

이들은 "문재인 정부는 피해자의 실종 신고가 접수된 이후부터 수색과 첩보 수집, 종합적인 정보 분석, 북한의 만행 규탄, 우리 해역에서의 시신 수색 작업까지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고 밝힌 뒤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고, 안보자산 공개의 어려움을 이용해서 전임 정부 공격의 소재로 활용하는데 급급한 정부 여당의 행태는 치졸하다 못해 야비한 짓"이라고 꼬집었네요.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왜곡하고, 안보자산 공개의 어려움을 이용해서 전임 정부 공격의 소재로 활용하는데 급급한 정부 여당의 행태는 치졸하다 못해 야비한 짓입니다. 다시 한 번 분명히 밝히지만, 문재인 정부는 피해자의 실종 신고가 접수된 이후부터 수색과 첩보 수집, 종합적인 정보 분석, 북한의 만행 규탄, 우리 해역에서의 시신 수색 작업까지 매 순간 최선을 다했습니다.
(..) 그런데 지금 국민의힘은 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도 않은 채, 오로지 왜곡과 선동으로 문재인 정부의 잘못을 부각시키는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군의 SI 정보와 해경의 수사 결과는 자기들 손에 있으면서 남 탓만 하고 있습니다. 증거를 내놓지 못하고 기분 나쁜 냄새만 솔솔 풍깁니다. 이는 디테일로 실제 본질을 가리려 하는 의도입니다.

오늘의 한 컷

사진=한국교회사연구소 자료·김영사 제공
김대건 신부의 첫 정본 전기 '김대건 조선의 첫 사제'가 출간됐다고 해요. 사진은 김대건 신부가 1845년 사제서품 뒤 친필로 작성한 '김대건 신부 서약서' 라틴어 원본(왼쪽)과 우리말 번역본인데요, 출간된 책에 수록돼 있다고 해요.

(사진=연합뉴스)
스브스레터 하단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