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동해안에 여러 종류의 고래들이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물에 걸려 올라오는 경우도 늘었는데 흑범고래, 향고래 같은 희귀종까지 이렇게 많이 나타나는 건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처음입니다.
G1방송 백행원 기자입니다.
<기자>
고래 한 마리가 냉동고를 차지했습니다.
길이 4.15m, 무게 1천㎏.
지난 16일 주문진 앞바다에서 그물에 걸려 죽은 채로 발견된 흑범고래입니다.
열대부터 난대의 수심이 깊은 해역에 주로 분포하는 흑범고래는 우리나라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희귀종입니다.
흑범고래는 해양보호생물종으로 지정되어 있기 때문에 위판할 수 없어서 이렇게 냉동고에 보관했다가 나중에 연구 목적으로 기증될 예정입니다.
두 달 전에는 속초 앞바다에서 국내 최초로 멸종 취약종인 향고래가 수면 위로 올라와 물줄기를 내뿜는 모습이 촬영되기도 했습니다.
올해 들어 도내에서 혼획된 고래와 돌고래는 모두 17마리.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했고, 낫돌고래와 참돌고래, 밍크고래에 보호종인 남방큰돌고래까지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최근 국립수산과학원이 눈으로 확인하는 고래 목시 조사를 동해에서 했는데, 그동안 거의 볼 수 없었던 흑범고래와 향고래, 범고래 등 희귀고래들이 동시에 목격됐습니다.
지난 1999년부터 매년 조사를 실시한 이래 처음 있는 일입니다.
[유준택/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 연구관 : 드물게 (국내 연안에) 나타나다 보니 이들 (희귀) 종들에 대한 연구나 구체적인 생태 정보가 매우 부족합니다. 목격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 수 없으며 향후 지속적인 조사 연구가 (필요합니다.)]
해경은 현재까지 혼획된 고래들 모두 불법 포획의 흔적은 발견할 수 없었다면서 고래류를 발견하면 골든타임 내 신속하게 구조될 수 있도록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조은기 G1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