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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6/22) : 치안감 인사, 초유의 사고에 뒷말 무성

스브스레터 이브닝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경찰 조직에서 치안감은 위에서 세 번째 계급에 해당하는 고위직이죠. 이 치안감 인사가 두 시간 만에 바뀌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네요. 초유의 일인데 미스터리한 일까지 있고요. 의혹과 뒷말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죠.
 

저녁 7시 10분, 9시 20분…두 번의 인사발령


경찰청 내부망이 치안감 인사발령이 처음 올라온 건 어제(21일) 저녁 7시 10분쯤이었다고 해요. 치안감 보직 내정인사가 공지된 거죠. 유재성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수사국장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으로 내정하는 등 모두 28명의 치안감 (치안감 승진자 포함) 이름과 변경되는 보직이 적혀있었죠.

레터용 치안감

근데 불과 2시간 남짓 지난 밤 9시 20분쯤 다시 치안감 보직 인사발령이 공지됐죠. 첫 인사발령과는 다른 버전이었고 무려 8명의 보직이 번복됐죠. 저녁 시간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진 거죠. 경찰 고위직의 인사가 바뀌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거죠.

치안감 8명 보직이 바뀌었다


두 번째 공지된 인사발령이 최종안이라고 하는데요, 첫 공지와 비교해 볼까요. 인사가 바뀐 치안감이 한두 명이 아니고 무려 8명이나 되죠. 누구의 보직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정리해 볼게요.
유재성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사이버수사국장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국장→유임), 김준철 광주경찰청장(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경찰청 생활안전국장), 정용근 충북경찰청장(중앙경찰학교장→경찰청 교통국장), 최주원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과학수사관리관(경찰청 국수본 사이버수사국장→경찰청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 윤승영 충남경찰청 자치경찰부장(경찰청 국수본 수사기획조정관→경찰청 국수본 수사국장), 이명교 서울경찰청 자치경찰차장(유임→중앙경찰학교장), 김수영 경기남부경찰청 분당경찰서장(경찰청 생활안전국장→서울경찰청 공공안전차장), 김학관 경찰청 기획조정관(경찰청 교통국장→서울경찰청 자치경찰차장)

인사가 이례적으로 저녁 때 발표됐는데요, 보직이 바뀐 8명의 치안감은 저녁 때 큰 혼란을 겪어야 했죠. 저녁 시간대 보직 발령을 통보받은 것도 급작스러웠는데 2시간 만에 바뀐 보직을 통보받았으니까요. 근무 분야는 물론이고 근무 지역까지 변경된 사례도 있죠.

바뀌는 경찰의 해명


경찰청은 초유의 인사번복 사태에 대해 해명을 내놓고 있지만, 이 또한 바뀌고 있어서 정확한 경위가 미스터리로 남아있죠. 경찰은 처음에 실무자가 여러 인사 버전 가운데 중간 버전을 잘못 올린 것이라고 하면서 실무자의 단순 실수로 수습하려 했죠.

하지만 이 해명은 오래가지 않았고요, 1시간쯤 뒤 행안부에 책임을 떠넘기는 듯한 해명을 내놨죠. "행안부에서 최종본이라고 온 것을 통보 받아 내부망에 게시했는데 시간이 흘러 행안부에서 다른 안이 최종본이 맞는다고 했다"며 "행안부가 잘못 보냈다"고 해명한 거죠.
경찰청 (사진=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

근데 오늘(22일)은 행안부라기보다는 경찰에서 행안부에 파견한 치안정책관이 최종안을 잘못 보냈고, '의사소통 과정의 미흡함'이 있었다고 해명하고 있네요. "대통령실, 행안부, 경찰청 삼자 간에 크로스체크를 해야 하는데 의사소통이 미흡했던 것 같다"고 했죠.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읽히네요.

대통령실 "장관 제청대로 결재"


경찰이 수습하려고 애쓰는 시간에 대통령실 관계자는 인사를 번복했다는 항간의 의혹을 부인하는 브리핑을 했죠. '어젯밤에 경찰 치안감 인사 번복 사태가 있었는데 경찰청은 행정안전부가 번복했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행안부와 소통하거나 과정을 인지한 일이 있었느냐'고 기자가 물었는데요,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실은 경찰 인사안을 수정하거나 변경한 사실이 전혀 없다. 행안부 장관이 제청한 대로 그대로 결재했다"고 설명했네요. 그러니까 윤 대통령은 단 한 번 결재했다는 거죠.



용산 대통령실 청사
인사 번복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대통령실은 경찰 인사를 수정하거나 변경한 사실이 전혀 없다. 행안부 장관 제청한 대로 결재했다. 인사 번복 통해 인사안 통해 경찰 길들이기 한다는 주장은 명백한 허위 주장이다. (대통령실 관계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비슷한 설명을 했네요. <연합뉴스> 보도를 보면 이 장관은 "대통령 결재가 나기 전에 경찰이 공지한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치안감 인사안을 행안부가 바꾼 것 아니냐는 의혹을 일축했죠.

이상민

이 장관은 "대통령은 결재를 한번 밖에 하지 않았고, 기안 단계에 있는 것을 경찰청에서 인사 공지한 것"이라고 말한 뒤 부연 설명을 이어갔는데요, "경찰청이 희한하게 대통령 결재 나기 전에 자체적으로 먼저 공지해서 이 사달이 났다. 대통령은 (21일 오후) 10시에 딱 한 번 결재하셨다"고 했네요. 대통령실과 비슷한 내용의 해명이죠.

하필 경찰국 신설 발표한 날..길들이기?


종합해 보면 대통령실, 행안부 장관, 경찰청이 비슷한 내용으로 해명하면서 치안감 인사 사태 수습에 나선 것으로 보이네요. 인사가 바뀐 경위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뒷말도 무성하게 나왔는데요, 그걸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할 수 있죠.

특히, 정부가 인사를 통해 경찰을 길들이려 한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는데요, 이런 의혹이 나온 건 시기적인 요인이 크죠. 교롭게 어제(21일)는 행안부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가 31년 만에 경찰국을 신설한다고 발표한 날인데요, 행안부 장관의 고위직 인사 제청권을 실질화하는 등의 경찰 지휘·통제 방안을 권고하면서 경찰청장을 비롯한 경찰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죠. 이와 연관시켜서 경찰의 반발에 대한 보복성 내지 길들이기 인사라는 의혹이 나온 거죠.
경찰청 (사진=연합뉴스)

경찰 내부에서 반발이 나오는 상황에서 인사 사고가 벌어지면서 길들이기 인사 논란은 진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죠. 논란을 행정안전부가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고요.

그래도 남는 미스터리


그래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들은 남아있죠. 우선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청이 희한하게 대통령 결재 나기 전에 자체적으로 먼저 공지해서 이 사달이 났다. 대통령은 (21일 오후) 10시에 딱 한 번 결재하셨다"고 했는데요, 이 말이 사실이라면 경찰청이 대통령 결재(밤 10시) 이전에 최종안을 공지(밤 9시 20분쯤)한 셈이 되죠. 기업에서도 인사권자의 결재 이전에 인사발령을 공지하는 건 상식 밖인데요, 경찰청 관계자는 관행이라고 설명하네요. "(최종안) 결재가 나기 전에 공지한 거 맞고, 그동안 (관행으로) 해왔던 건데 앞으로는 결재 나고 나서 하려고 한다"고 했는데요, 결재 뒤 공지하는 게 당연해 보입니다.

처음 발표된 인사 또한 대통령실 결재 받지 않은 안이었는데요, 잘못된 안을 최종안으로 공지하고서도 2시간 동안 정정 조치가 없었다는 점도 납득하기 어렵네요.
경찰청

경찰청장이 추천권을 제대로 행사했는지도 의문이죠. 경찰공무원법에 따르면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 인사는 경찰청장의 추천을 받아 행안부 장관이 제청해 대통령이 임명하죠. 대통령이 장관 제청한 대로 결재했다고 했는데요, 1차 공지된 인사가 최종안과 많이 달랐다면 경찰청장 추천이 장관과 조율하는 과정에서 많이 바뀌었다고 볼 수도 있겠죠. 물론 경찰청장은 "추천할 수 있는 범위와 내용을 고려하면 충분히 의견이 개진됐다. 의견이 100% 같을 수는 없지만 충분히 행사했고, 반영됐다"고 하지만요.

오늘의 한 컷


레터용 김포공항

정부가 김포~하네다 노선을 이달 29일부터 일주일에 8회 왕복 운항하기로 일본 측과 합의했다고 밝혔는데요, 운항 일주일 전 김포공항 국제선 청사 출국장 모습이에요. 일주일 뒤면 여행객들이 이곳을 통해 하네다 공항을 오가게 되겠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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