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차별받던 한센인…일 정부는 보상 시작, 우리 정부는?

<앵커>

격리되고 차별받았던 한센인 가운데 지금 8천500명 정도가 생존해있습니다. 최근 일본 정부는 당시 강제 노역, 인권유린으로 피해를 본 한국인 한센인의 '가족'에 대해서도 보상을 시작했는데, 하지만 우리 정부의 보상이나 지원은 거의 없습니다. 

김수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때 3천 명 넘게 정착했던 이 한센인 마을에는 현재 400여 명만 남았습니다.

돼지와 닭을 키우던 축사는 고령화와 환경 문제로 운영이 어렵게 돼 방치된 지 오래입니다.

한센인 2세에게는 이곳이 차별과 가난의 질곡입니다.

[한센인 2세 : 고아 아닌 고아로서 그 냉대를 받았던 설움, 한센인의 자식이라는 것 때문에 많이 맞기도 하고 시내 나가서 (생계를 위해) 할 수 있는 게 없었어요.]

3년 전 일본 구마모토 재판소의 판결로 한국인과 타이완인 한센인 가족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가 보상할 길이 열렸고, 지난 4월 비로소 10명의 한국인 한센인 가족이 최대 180만 엔, 약 1천700만 원을 보상받았습니다.

하지만 1945년 이전 출생한 한센인 가족으로 대상이 제한돼 보상금 심사를 청구해 놓은 사람은 120여 명에 불과합니다.

[도쿠다 야스유키/일본 변호사 : 입소자 개인의 기록이 제대로 남아 있지 않아요. 자기 가족이 한센인이었고 격리됐다는 증거가 좀처럼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어요.]

우리 정부는 1963년 전염병예방법 개정 이후 한센인 강제 격리가 폐지됐다는 입장이지만, 시행령 등을 근거로 1980년대 중반까지 한센인과 그 가족에 대한 정부의 부당한 통제가 이뤄진 건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입니다.

[한센인 A씨 : 해방이 되고 나서도 우리나라 정부에서 더 잘해준 것이 없어요. 일본인이 하던 그대로 하니까 소록도에서 수없이 탈출을 하려고 애를 썼고…]

한센인 가족이 겪은 사회적 낙인, 차별에 대해 우리 정부가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조영선/변호사 : (한센인) 2세들이 받은 피해에 대한 실태조사, (한센인) 피해자법 개정을 통해서 이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명예회복에 관한 조치를 해 주는 게 가장 바람직한 방법이 아닌가.]

한센인과 그 가족들이 고령화된 상황에서 전용 요양병원 설립과 같은 현실적인 지원도 시급해 보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하 륭, 영상편집 : 박지인, CG : 김정은·임찬혁, VJ : 김준호)

▶ 80년간 인정 못 받은 항일…소록도에 세워진 작은 기념비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