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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6/20) : 문 닫은 국회, 세비 받을 자격 있나?

스브스레터 이브닝(6/20) : 문 닫은 국회, 세비 받을 자격 있나?
스브스레터 이브닝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국회 법사위원장 자리를 서로 차지하겠다고 여야가 양보없이 대치하고 있죠. 그래서 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를 결정하는 원 구성 협상이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는데요, 지난달 29일 전반기 회기가 끝났으니까 공백 상태가 21일을 넘기고 있죠. 국회의원들은 그래도 월급이라고 할 수 있는 '세비'를 꼬박꼬박 챙기고 있고요, 외국 출장도 50여 명이나 떠난다고 하네요. 그럴 자격이 있을까요? 
 

마라톤 회담 제안한 권성동

 
오늘 상황 먼저 볼까요. 국민의힘은 마라톤 협상하자고 제얀하면서 야당인 민주당을 압박하고 있네요.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국회 공백이 20일 넘게 지속되고 있다. 우리 국회가 민생위기를 외면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민주당에 원 구성 협상 마무리를 위한 마라톤 회담을 공식 제안"했죠. 권 대표는 "이번 주 안에 반드시 담판 짓는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하겠다"면서 민주당이 응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고요.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여야는 정치 논리가 아닌 민생 논리로 해법 찾아야 한다. 민생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여야가 동상이몽해서는 민생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 저는 오늘 민주당에 원 구성 협상 마무리를 위한 마라톤 회담을 공식 제안한다. 여야가 원 구성 협상 타결할 때까지 만나고 또 만나야 한다. 이번 주 안에 반드시 담판 짓는다는 각오로 협상에 임하겠다. 민주당은 마라톤 회담에 지체없이 응해야 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
 
배현진 최고위원은 1년 전 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작성한 합의문을 들어보이며 "21대 국회 후반기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에서 맡는다고 간단명료하게 명기돼있다"며 민주당을 향해 "전 원내대표가 사인한 것까지 안면몰수식으로 모른 척하고 법사위원장에 집착하는 속사정이 무엇일까 참 의아하다"고 비판한 뒤 합의지키라고 목소리를 높였죠. 
 
국민의힘 고성 오간 최고위, 이준석-배현진 충돌
 
(민주당은) 지난 5년 내내 약속 뒤집는 잘못을 하면서 국민께 상처와 피로감 줬다. 잘못 반복 말고 이전에 원내대표가 약속했던 합의사항 잘 지켜서 법사위원장은 국민의힘 몫으로 당연히 양보가 아니라 합의 결정을 해 줘야 한다. (배현진 국민의힘 최고위원)
  
원 구성: 국회 또는 지방 의회 의원 선거 뒤, 또는 의장 및 각 상임 위원회 위원의 임기가 만료되는 때에 국회 또는 지방 의회가 정상적인 활동과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그 기관과 조직을 갖추는 일
  

여당 양보안부터 봐야겠다는 박홍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의 마라톤 회담 제안에 대해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여당 원내대표가 어떤 양보안을 갖고 계신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네요.

박 원내대표는 "마라톤이 아니라 100m 달리기도 좋고, 철인경기도 좋다. 언제든지 만나서 충분한 대화를 나눠야 한다"면서도 "(양보안을 본 뒤) 그런 안을 실제로 가지고 오는건지, 아니면 또 시간끌기용으로 그런 것인지 원내수석이 먼저 실무적인 차원의 창구 역할로서 협의를 해봐야 한다"고 했으니까 협상 타결까지 갈 길이 멀다고 봐야죠. 

박 원내대표가 이렇게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도 짐작할 수 있죠. 그동안 비공개로 원내 수석부대표 협의를 했지만 진전이 없었고, 국민의힘이 진정성이나 책임감 있는 태도를 보여주지 않았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으니까요.
 
박홍근, 비대위 구성 등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만남 형식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진정성 있고 책임감 있는 태도다. (..) 진정성 있게 양보하려고 하는 안이 준비돼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원내) 수석들도 우선 실무적인 협의를 할 필요가 있고요. 우선 여당 원내대표께서 어떤 양보안을 갖고 계신지 확인하는 게 우선이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
 
'더민초'라는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이 있는데요, 이 모임의 토론회 뒤에 오기형 의원은 "토론회에서 원 구성 협상을 길게 끌 필요가 있겠느냐는 문제 제기와 유연하고 신속히 끌어가자는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네요. 그러면서 "경제·사회 현안이 계속 발생해 상임위를 열고 체계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라고 설명했고요.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유연한 접근을 주문한 건데요, 법사위원장을 기존 합의대로 국민의힘에 넘겨주자는 일종의 유화적 의견이라는 해석도 있네요.
 

"세비 반납하자"는 자성의 목소리

 
이렇게 국회가 개점휴업 상태인데도 국회의원들은 월급이라고 할 수 있는 세비(국가에서 국회의원에게 지급하는 수당 및 기타 비용)를 꼬박꼬박 챙기고 있죠. 국회의원 세비는 월 1280만 원쯤 되는데요, 일반수당, 관리업무수당, 입법활동비 등을 합친 액수죠. 이걸 30일로 나누면 하루 42만 원이 됩니다.

국회가 놀고 있으니 세비를 반납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죠. 며칠 전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SNS에 ‘원구성도 못한 유령국회, 무노동 무임금 선언하고 세비 반납하자’는 제목의 글을 올렸는데요, “국회의원은 있지만 국회에 소속된 국회의원은 없는 유령같은 기이한 상황”이라고 지금의 상황을 비판한 뒤 글 말미에 "세비는 매일 의원 1인당 42만2369원씩 늘어난다. 다 반납해야 한다"고 주장했죠.
 
민주당 이원욱 의원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물가인상, 가계부채 문제, 고유가문제, 정부의 교육철학부재, 언론개혁 중단, 정부의 입법권 침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방류 등! 이 모든 문제를 풀어가야 할 국회가 멈추었다. 더 큰 문제는 여야 원내대표 협상을 지켜보고 있지만 도무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 세비는 매일 의원 1인당 422,369원씩 늘어나게 된다. 다 반납해야 한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
 
근데, 세비를 반납했을 때 귀속에 대한 규정은 없죠. 이전에 예외적인 방식으로 의원들이 반납한 세비를 국고에 돌린 사례가 있지만, 어디까지나 예외적인 방식이죠. 세비 반납의 경우 대부분 기부하는 방식이었다고 해요. 국고 귀속이든 기부든 이번에 세비를 반납하는 의원이 나올까요? 이 의원의 글이 SNS에 게시된 이후 별다른 호응이 없는 걸로 봐서는 세비 반납 의원도 나오지 않거나 거의 없을 듯하네요.    
 

해외로 해외로…50여 명 국외 출장

 
또 전반기 국회가 끝난 뒤 국제 회의나 연수, 시창 등의 명목으로 국외 출장에 나섰거나 출장을 계획하는 의원들이 많은데요, 이 또한 빈축을 사고 있죠.
 
공항 여객기 자료화면
 
언론 보도들을 보면 전반기 국회 종료 이후 다음 달까지 50여 명의 여야 의원이 외국 방문에 나설 것으로 파악되고 있죠. 상임위 활동이나 한반도 문제 해결을 위한 출장도 있지만 의원 친선 차원의 일정도 있다고 하죠.

외국 출장을 모두 외유로 볼 수는 없겠죠. 지난 2년여간 코로나 사태를 겪고 대형 선거 등이 치러지면서 의원들의 국제 활동이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필요성이 인정되는 사례도 있을텐데요, 국회를 비우고 외국 출장 나선 것 자체로도 세간의 여론이 좋을 리 없겠죠.

민주당 28명, 국민의힘 23명, 정의당 2명 등이 출국했거나 출국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출장 뒤 성과를 내세울 수 있을까요? 
 

법안 1만여 건 계류…논의 '스톱'

 
국회에 계류돼 있는 법안이 1만 1천여 건이라고 해요. 방치된 법안 중에는 경제 위기로 인한 민생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민생 법안들이 적지 않다고 하고요. 유류세의 경우 추가 인하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한데요, 국회에는 유류세 인하폭을 최대 100%까지 조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지만 검토조차 안 되고 있죠.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초래한 안전운임제 일몰제 연장 또는 폐지 논의도 심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죠.
 
레터용 의안과
 
원 구성 지연의 여파는 민생 입법 '스톱'으로 그치지 않죠.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 각종 현안들도 국회 안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장외공방만 벌어지고 있죠. 
 
레터용 본회의장
 
새 정부 초대 내각이 완성되지도 않고 있는데요, 국세청장이 처음으로 인사청문회도 없이 임명된 데 이어 사회부총리, 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기약이 없죠. 특히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김승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에 대해 새로운 의혹들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검증할 수 없는 답답한 상황이죠.
 

오늘의 한 컷

레터용 노부부 면회
오늘(20일)부터 제한 없는 요양병원 면회가 허용됐는데요, 대전보훈요양원에서 노부부가 손을 맞잡고 면회하는 장면이에요.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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