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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신한 우크라 영부인 "대통령, 가족·국가 양자택일 않도록 할 것"

피신한 우크라 영부인 "대통령, 가족·국가 양자택일 않도록 할 것"
▲ 지난달 8일 올레나 젤렌스카(오른쪽) 여사가 질 바이든 여사와 만나는 모습

지난달 8일 미국 '퍼스트레이디' 질 바이든 여사가 우크라이나를 깜짝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부인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만났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이후 젤렌스카 여사가 공개적으로 모습을 보인 건 처음입니다.

특히, 당시 젤렌스카 여사는 두 달간 다른 곳에서 피신해 있다가 수도 키이우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였습니다.

대통령인 남편을 대신해 가족을 돌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영국 매체 가디언은 현지시간 18일 젤렌스카 여사와 인터뷰 내용을 싣고 전쟁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퍼스트레이디'의 생활을 조명했습니다.

전쟁 초기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군이 자신을 제거 목표 1순위로 지목했다고 밝혔는데 2순위는 가족이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아내와 사이에 17살 딸 올렉산드라와 9살 아들 키릴로를 뒀습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가족들에게는 구체적인 위협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며 자신도 많이 생각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편집증에 걸릴 것 같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녀는 "물론 (러시아군이) 가족을 위협하는 등 방식으로 대통령에게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면서 "나는 남편이 가족과 대통령으로서 책임 사이에 선택해야 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고 했습니다.

이어 "조금이라도 그런 가능성이 있다면 없애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러시아 침공 초기 서방은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수도 키이우를 떠나 우크라이나 서부나 폴란드에서 망명정부를 세울 것을 제안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거부했습니다.

대신 아내와 가족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켰습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내가 말을 적게 할수록 더 안전해진다"며 두 달 동안 어디에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정기적으로 이동했고 한 번도 우크라이나를 벗어난 적이 없다고 했습니다.

우크라이나인들이 들어야 했던 공습 사이렌을 자신도 들었다고 덧붙였고, 자녀들과는 항상 같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녀는 남편과 이야기할 수 있었지만, 휴대전화 등은 사용할 수 없었다고 말하며 보안 요원으로부터 모든 전자제품을 사용하지 말고 소셜미디어에는 로그인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녀는 그날들이 길고 외로웠다며 자녀의 학교 공부를 도와주면서 시간을 보냈다고 회고했습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퍼스트레이디'가 다소 이상한 역할이라고 말하며 권력은 없고 남편 직업에 의해 정의되는 자리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퍼스트레이디가 주는 소프트 파워를 이용할 가치가 있다고 했습니다.

젤렌스카 여사는 지난해 '퍼스트레이디와 젠틀맨 정상' 모임을 만들었는데, 이 모임에는 10명의 퍼스트레이디가 모였습니다.

그녀는 올해에는 온라인으로라도 모임을 다시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습니다.

최근에는 대외 활동도 재개했는데 지난달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질 바이든 여사를 만나 서부 국경지대 한 학교를 둘러보며 동부에서 온 피란민들을 만났습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부인 브리지트 마크롱과는 통화하면서 학교를 다시 짓는 데 지원을 받기로 했습니다.

심리학 교수인 마틸데 벨기에 여왕으로부터는 영상 통화로 재활 프로그램 조언도 얻었다고 전했습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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