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권력 좌우' 회귀" vs "통제 필요"…경찰청장 긴급 회의

<앵커>

행정안전부가 다음 주 경찰 제도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그런데 그거 때문에 요즘 경찰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합니다. 권력이 경찰을 마음대로 통제했던 시대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게 일선 경찰들이 반발하는 이유인데, 경찰청장이 오늘(17일) 긴급 간부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습니다.

이성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근 행정안전부 움직임과 관련해 일선 경찰관들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처럼 돌아가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등을 계기로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보장하라는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지난 1991년 내무부에서 분리된 경찰청이 출범했습니다.

그런데 행안부가 경찰국을 부활시키고 경찰청 지휘 규칙을 제정해 인사와 예산 등 행정사무를 관할하면, 권력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과거의 경찰로 회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이웅혁/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 경찰국을 설치해서 치안 사무의 적극적인 지휘·감독을 하겠다는 것인데, 이것은 수십 년 동안 축적해온 경찰 중립화의 기본 가치를 몰각하는 역사적 퇴행이 아닌가….]

이 때문에 경찰은 행안부 경찰제도개선자문위원회에서 논의하는 내용 대부분이 부적절하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행안부는 이른바 검수완박 법안 통과 등으로 경찰 수사권의 성격과 범위가 바뀌면서 경찰의 민주적 관리·운영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며 자문위 활동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법무부 검찰국처럼 행안부에도 경찰국을 두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장영수/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과거에는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통해서 경찰의 권한들이 통제를 많이 받고 있었는데, 그게 이제 다 없어져 버렸거든요. 다른 방식의 통제가 필요하지 않느냐….]

김창룡 경찰청장은 오늘 오후 경찰청 국장급 이상 간부들을 모두 소집해 다음 주 발표될 자문위 권고안에 대비한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습니다.

또 모레 출국 예정이었던 유럽 순방 일정도 취소했습니다.

국민의 삶과 밀접한 공권력의 시스템을 개선하겠다는 게 정부의 취지인 만큼, 최종 권고안이 나오면 시민사회·학계 등과 함께 충분한 논의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편집 : 정성훈)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