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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열폭주' 화재 이렇게 무섭다…직접 실험해보니

<앵커>

올해 1분기 우리나라에 등록된 전기차는 25만 8천 대가 넘습니다. 대기 오염 물질을 배출하지 않아서 친환경차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보시는 것처럼 화재 사고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주로 배터리에서 불이 나는데 이게 한 번 불이 붙으면 순식간에 번지고 또 끄는 게 쉽지가 않아서 차 안에 있던 사람이 위험할 수도 있습니다.

이 전기차 화재가 얼마나 위험한지 김상민 기자가 실험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기자>

승용차 하부에서 뿌연 연기가 솟구치더니, 갑자기 강한 불꽃이 튀기 시작합니다.

불꽃은 점점 더 세지고, 차량 앞부분을 순식간에 집어삼킵니다.

서울시 소방본부가 이틀 동안 진행한 전기차 화재 재연 실험으로, 차량 넉 대가 동원됐습니다.

이번 실험은 전기차 하부에 설치된 리튬이온배터리에 불을 내는 방식으로 이뤄졌는데, 불을 끄는 데 많은 양의 물과 시간이 소요됐습니다.

전기차 1대당 눈에 띄는 불꽃을 제거하는 데만 물 1천 리터 이상이 쓰였고, 배터리 팩을 식히는 데는 4천 리터 이상이 들었습니다.

특히, 배터리 온도가 순식간에 800도 이상으로 치솟는 '열폭주' 현상이 화재 진압을 어렵게 했습니다.

배터리팩 내부에는 개별 배터리들이 연결돼 있는데, 한 배터리에서 불이 나면 내부 온도가 급격히 증가하며 가연성 탄화수소가스가 배출됩니다.

이 고온의 열과 가스로 인해 주변 배터리까지 연쇄적으로 폭발해 불이 확산하는 겁니다.

문제는 이 배터리의 열기를 식히기 어렵다는 겁니다.

지난 4일 부산 고속도로 톨게이트 앞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도 배터리 온도가 떨어지지 않아 결국 30분 동안 수조에 담가 놨는데, 이번 실험에서도 효과가 있음이 증명됐습니다.

[오경관/서울시 소방재난본부 구조대책팀장 : 공간이나 그런 것에 맞게끔 적절하게 (침수수조를) 활용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온도를 낮춰)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은 이번 재연 실험에서도 확인된 것 같아요.]

차량 내부 배터리 쪽에 구멍을 내 물을 뿌리는 새로운 방식도 시도했지만, 효과는 크지 않았습니다.

전기차 화재 발생 빈도는 내연기관 차보다 높지 않지만, 고전압 배터리에 불이 붙으면 감전과 폭발 위험이 있는 만큼, 불을 끄려 하지 말고 시동을 끈 뒤 즉시 탈출해야 합니다.

이후 119에 신고할 때는 전기차라는 정보를 알려주면 화재 진화에 도움이 됩니다.

(영상취재 : 이찬수, 영상편집 : 윤태호, 화면제공 : 서울시 소방재난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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