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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수상한 수의계약…'조세 포탈' 수사받는 업체가 대통령실 공사, 왜?

<앵커>

대통령실 경호처가 조세 포탈 혐의를 받고 있는 건설 업체에 수의계약으로 용산 대통령실과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 사저 공사를 맡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시공 능력도 의문인 데다, 허위 세금 계산서로 실적을 부풀려 경찰 수사까지 받고 있는 업체여서 여러 의혹이 제기됩니다.

강민우 기자가 단독 보도한 내용 먼저 보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지난 3월, 대구 달성군 박근혜 전 대통령 사저 공사 모습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 사저

당시 경호시설 관련 공사를 맡았던 이 업체, 두 달 뒤 5월에는 용산 대통령실 공사도 맡았습니다.

조달청 나라장터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사 계약현황을 보면, 이 업체는 용산 대통령실과 관련해 상황실과 융합센터, 사무공간 조성 공사 등 모두 3건의 발주 공사를 맡았습니다.

총 계약금액은 약 16억 3천만 원에 달하는데 경쟁입찰은 하나도 없고 전부 수의계약이었습니다.

어떤 업체인지 알아봤더니 기능사 자격증을 가진 직원이 2명에 불과했고, 지난 2019년 7월 설립 이후 이번 공사 외에 맡았던 관급 공사는 도서관 페인트 도색, 학교 창호교체 등 1억 원 미만 공사 5건이 다였습니다.

문제는 이 업체 대표 등이 현재 수사 선상에 올라 있다는 겁니다.

대표 김 모 씨 등은 지난해, 허위 또는 가공한 세금계산서를 발급받아 세금을 탈루하다 국세청에 적발됐습니다.

이 때문에 약 8억 원의 추징금을 징수당했고,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발돼 경찰 수사까지 받고 있습니다.

조세범처벌법 위반은 유죄가 확정될 경우, 국가계약법상 관급 공사의 수의계약은 물론 2년간 입찰 참가 자격 자체가 제한됩니다.

[김두관/민주당 의원 : 조세 포탈 혐의로 수사까지 받는 업체가 국가 최고 보안 시설 수의계약 형태로 공사를 맡았다는 것은 전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특혜가 있었던 건 아닌가 의심이 됩니다.]

이에 대해 대표 김 씨는 "올해 이전에도 경호처 발주 공사를 맡은 적이 있었고, 이번 공사도 그런 과거 경험이 반영된 거"라고 해명했습니다.

경호처는 이 업체를 선정한 이유는 밝히지 않은 채, "경호 목적상 기밀성과 시급성이 필요한 시설은 적법하게 수의계약을 한다"고만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업체와 경호처 모두 과거 공사 내역 등을 증명할 자료는 보안 사안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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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 내용 취재한 강민우 기자와 얘기 더 나눠 보겠습니다.

Q. 대통령실 공사, 다른 업체 수의계약은?

[강민우 기자 : 그렇습니다. 경기 포천에 소재한 소규모 건설업체가 6억 8천만 원 규모의 대통령실 사무실 유리 설치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따내서 논란이 일었었죠. 이 업체 역시 관급공사 수주 경험이 별로 없고 시공능력평가액이 3억 원대에 불과해서 최고 보안시설인 대통령실 공사를 어떻게 따낸 것인지, 특혜가 있던 건 아닌지, 이런 의혹이 일었습니다. 오늘(16일) 저희가 취재한 내용도 유사합니다. 이 업체는 단순히 관련 시공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뿐만 아니라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서 실적을 부풀렸다는 이유로 국세청에 추징도 당했었고요, 유죄가 확정될 경우에는 입찰 자격조차 얻을 수 없는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이 좀 더 주목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Q. 어떻게 수의계약?

[강민우 기자 : 네, 앞서 리포트에 나온 업체는 과거에는 경호처 공사를 수주한 적이 있고, 또 그 경험을 토대로 이번 수의계약이 이루어졌다, 이렇게 밝혔습니다. 다만 이를 입증할 자료는 보안서약 때문에 제공할 수 없다고 했는데, 저희가 그래서 조달청에 확인해 봤습니다. 지금 옆에 나오는 내용인데요. 이 업체 설립 이후 지금까지 대통령 경호처와 한 계약은 단 4건입니다. 그러니까 앞서 전해 드린 4건의 공사 외에 이전에 진행한 공사는 없다는 의미죠. 경호처는 이에 대한 질의에 대해서도 보안에 관련된 사안이라 확인해 드릴 수 없다는 답을 되풀이했습니다. 수의계약이라는 건 결국 대통령실 누군가가 이 업체를 콕 집어서 선정했다는 말입니다. 국가 최고 등급 보안이 필요한 대통령실 공사 계약에 잇따라 의문투성이어서 이래도 되나 우려가 가시지 않습니다.]

(영상취재 : 정성화·황인석·양두원, 영상편집 : 박정삼, CG : 엄소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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