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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골프장 탈의실 CCTV…대표 책상엔 '실시간 모니터'

<앵커>

경기도에 있는 한 골프장 탈의실에 CCTV가 설치돼 있던 게 드러나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그 골프장의 대표 사무실에는 CCTV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 모니터가 있었습니다.

김보미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최근 아버지와 함께 경기도의 한 골프장을 찾은 20대 남성 A 씨.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다가 천장에 CCTV가 있는 걸 발견했습니다.

[A 씨 : 라운딩 끝나고 아버지랑 같이 탈의실로 같이 돌아가서 샤워를 하고… 우연치않게 천장을 봤는데 CCTV 한 대가 설치되어 있는 걸 봤어요.]

설마 하는 마음에 촬영본 확인 요청을 했는데, 골프장 측 설명이 석연치 않았습니다.

[당시 녹취 : (그럼 딱 저희 자리네요. 정확히 제가 아까 빨가벗은 게 정확히 찍혔겠네요.) 이쪽에 가리시긴 했어요. (어쨌든 엉덩이는 나왔잖아요. 풀로 영상 보여주세요.)]

직접 CCTV 녹화 영상을 확인한 A 씨는 깜짝 놀랐습니다.

탈의실 사물함 앞에서 자신과 아버지가 옷을 갈아입는 모습이 고스란히 있었기 때문입니다.

[A 씨 : 일단 제 모습이 나와 있다는 것을 봤을 때 좀 남자지만 굉장히 수치스럽다는 느낌이 가장 컸고요. 보자마자 손이 굉장히 떨렸고….]

게다가 CCTV 영상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는 골프장 대표 사무실 책상에 있었습니다.

[A 씨 : 대표님 책상 딱 바로 정면에 모니터 2대가 있었고, 고개만 돌리면 왼쪽에 CCTV를 확인할 수 있는….]

A 씨가 항의하자 골프장 측은 대표 이사 이름으로 사과문을 보내왔습니다.

해당 CCTV는 바로 철거했고, 녹화 영상은 포맷했다고 했습니다.

뒤로 보이는 곳이 문제가 된 골프장입니다.

서울 근교에 위치해 있어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 이곳 탈의실에 CCTV가 설치돼 있었던 게 맞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직원들이 클럽하우스 입구부터 취재진을 막았습니다.

[골프장 관계자 : (왜 설치된 건지 대해서 입장을 싣고자 하는데요.) (대표가) 다른 일을 하고 계시기 때문에 우선 연락해놨는데 아직 연락이 없어서…. (CCTV가 골프장 생길 때부터 설치된 거예요?) 아주 오래된 건 아닐 거예요. 하자 공사하면서 넘어간 거라.]

골프장 측 공식 입장은 거듭 요청했지만 내놓지 않았습니다.

골프장 이용객들은 탈의실 CCTV의 존재를 모르고 있었습니다.

[이용객 : 그러면 안 되죠. 잘못됐죠. 옷을 다 벗을 텐데 속옷까지 안 입으면 노출이 되잖아요.]

A 씨의 고소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는데, 여자 탈의실에도 비슷한 촬영 각도의 CCTV가 설치돼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문제의 CCTV들과 대표 이사 휴대전화 등을 압수해 어떤 목적으로 CCTV를 설치했는지, 녹화 영상이 따로 저장되거나 유포됐는지 등을 수사할 방침입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하성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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