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서는 하루에도 수백 명의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나라를 위해 희생된 이들을 고향에서는 영웅으로 여기며 특별한 장례식을 치르고 있는데요.
안상우 특파원이 직접 다녀왔습니다.
<기자>
수도 키이우 인근 부차에 있는 한 묘지입니다.
이곳은 러시아군에 희생된 우크라이나 전사자들을 위한 곳입니다.
군악대의 연주 소리와 함께 관을 든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침통한 표정으로 들어옵니다.
러시아군과 필사적인 전투를 벌이고 있는 루한스크에서 전사한 이호르도 고향에 묻히기 위해 돌아왔습니다.
그는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친러시아 분리주의 세력들이 자치 공화국을 세우자 다음 해인 2015년부터 군 복무를 시작해 지금까지 최전선을 지켜왔습니다.
하지만 두 달째 계속된 러시아군의 돈바스 총공세에 끝내 희생됐습니다.
유족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했고,
[제 남편을 정말 사랑했고, 그가 자랑스럽습니다.]
전우들은 물론, 친구와 이웃들도 헌화하며 마지막 인사를 나눕니다.
[우크라이나에 영광을! 영웅에게 영광을!]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향을 떠나 돈바스로 향했던 한 군인은 자신의 역할을 다하고 이제 다시 돌아와 고향 땅에 묻혔습니다.
[일리야/전사자 아들 : 아버지는… 정말 좋은 분이셨습니다. 군인으로서도 나라를 위해 돈바스에서 7년이나 헌신했을 정도로 훌륭한 군인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군이 얼마나 전사했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돈바스 전투가 계속되면서 하루에 많게는 200명까지 목숨을 잃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이런 가운데, 침공 초기 러시아군이 점령한 남부 도시 헤르손과 멜리토폴에서는 친러시아 성향의 지역 정부가 지역 주민에게 러시아 여권을 발급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루블화를 도입하고 러시아에 편입되기 위한 주민 투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의 집중적인 공격을 받고 도시 기능이 마비된 동부 세베로도네츠크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의 저항으로 시가전이 격렬해지는 가운데 시내 화학공장에서 대형 화재까지 발생했습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임지수, 영상편집 : 이승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