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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집단 학살 생존자 "지뢰 · 미사일 그대로…매일 폭발"

<앵커>

우크라이나에서 취재 중인 저희 특파원이 러시아군 집단 학살의 생존자를 직접 만났습니다. 러시아군은 퇴각했지만 전쟁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그곳에서, 그들은 두려움 속에 살고 있었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 안상우 특파원입니다.

<기자>

수도 키이우 북서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 오제라.

이곳에 사는 올레흐 씨는 개전 이틀 만에 러시아군에 마을이 점령당했다고 말했습니다.

[올레흐/생존자 : 전쟁이 시작됐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이틀 만에 이 지역까지 러시아군이 점령할 정도로 빠르게 진행될 거라고는 생각 못했습니다.]

그의 친구 중 하나는 러시아군 폭격에 아이들을 잃었고, 다른 한 친구도 버스를 타고 대피 중에 러시아군 총격에 가족을 잃었습니다.

[올레흐/생존자 : 정말 너무 화가 났습니다. (하지만) 러시아군이 점령하는 동안 제 곁의 누군가를 죽이더라도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러시아군의 점령 기간이 길어질수록 삶은 더 어려워졌습니다.

잦은 폭격으로 집은 무너지기 일쑤고, 영하 10도의 날씨에 가스마저 끊겼다고 회상합니다.

[올레흐/생존자 : 러시아군의 점령을 겪어봤기 때문에 지금 돈바스 지역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고 괴로운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러시아군이 퇴각한 지 두 달이 넘었는데, 지금은 좀 안심이 되는지를 묻자 올레흐는 취재진을 마을 인근 공터로 안내했습니다.

지금 이곳은 러시아군이 점령했을 당시에 자신들의 참호로 썼던 곳입니다.

이 상자 안에 모래를 담아서 바리케이드를 쳤고요, 그리고 곳곳에 보면 쓰지 않았던, 그리고 놓고 갔던 탄두들의 모습도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이곳 근처에서는 얼마 전에도 한 민간인이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로 숨지기도 했습니다.

[올레흐/생존자 : 마을 주변에는 러시아군 지뢰와 미사일이 그대로 남아 있고, 지금까지도 매일 폭발이 있습니다.]

여전히 두려움 속에서 살아간다는 올레흐 씨, 전쟁이 끝나면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겠냐는 질문에 그는 불가능하다고 답했습니다.

[올레흐/생존자 :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정말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습니다. 점령 당시에 여기 있었던 사람들만이 그 아픔을 이해할 수 있을 겁니다.]

(영상취재 : 이승환·임지수, 영상편집 : 황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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