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착] "양심 가출함?"…공용 수돗물 끌어다 수영장 만든 '캠핑 빌런'

최근 최악의 가뭄으로 농가들은 물 부족에 시달리는 가운데 한 가족이 해수욕장에서 공용 수돗물을 무단으로 끌어와 개인 풀장을 만든 사실이 알려져 공분이 일고 있습니다.

오늘(9일) 울산 동구청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울산 일산해수욕장을 찾은 한 일가족은 오전부터 해수욕장에 개인 수영장을 설치한 뒤 공용 수돗물을 채웠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 문제를 처음으로 알린 작성자 A 씨는 자신을 당시 목격자라고 소개하면서 사진을 공개했습니다.

A 씨가 공개한 사진에는 성인 여러 명이 들어가도 될 정도로 넉넉한 크기의 파란색 풀장이 텐트 그늘막 아래 설치된 모습이 담겼습니다.


A 씨는 "관리자분이 수영장 주인에게 하지 말라고 해도 호스 2개를 연결해 끝까지 물을 다 받더라"며 "다수에게 피해 안 주려 노력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나 하나쯤이야' 하지 말고 다음부터는 집에서만 써라"고 지적했습니다.

이 상황을 목격했다는 또 다른 누리꾼은 "애들 2명이 들어가서 놀더라. 더 대단한 건 풀장에서 수돗가까지 거리가 족히 50m 이상은 되는데 그만한 길이의 연결 호스를 가져와서 물을 받았다"고 전했습니다.

해당 글이 인터넷에 올라온 후 울산 동구청에도 관련 민원이 접수됐습니다.

동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일산해수욕장 관계자가 수영장을 설치한 B 씨에게 두 차례 경고를 했으나 B 씨는 호스를 제거하지 않았고 결국 관계자가 공용 수도를 잠그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수영장 물은 이미 상당 부분 차 있는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동구청 관계자는 "이렇게 공용 수돗물을 이용해 개인 수영장에 물을 받는 일이 벌어진 건 처음"이라며 "다른 지자체에서도 캠핑족들이 공공 화장실 수도를 함부로 이용하는 것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현장에서 대응이 안 될 경우 곧바로 구청에 연락해 대응할 수 있도록 연락 체계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글을 본 누리꾼들은 "정말 개념 없다. 지금 농민들은 최악 가뭄에 속이 타는데, 양심 없이 공용 수돗물 끌어다 개인 수영장이나 만들다니", "가뭄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공공수도를 저런 곳에다 쓰는 것 자체가 도둑질이다", "부모가 애들 앞에서 양심 없이 행동을 해서야 되겠나" 등의 비난을 쏟아냈습니다.

한편 관리자로부터 허락을 받지 않고 무단으로 수돗물을 사용할 경우 절도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공용 수돗가 등 시설 운영 목적에 맞는 소량의 물을 사용하는 것이 아닌 이를 벗어난 규모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소유 재물을 훔친 것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