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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 대신 총 들었던 학도의용군…애월중학교에 추모비

<앵커>

6·25전쟁 72주년을 앞두고, 한 중학교에 뜻깊은 추모 공간이 만들어졌습니다. 6·25전쟁 당시 펜 대신 총을 들고 참전했던 학도의용군 졸업생들을 찾아내 추모 기념비를 세웠습니다. 

강석창 기자입니다.

<기자>

애월중학교에 추모비가 들어섰습니다.

6·25전쟁에 참전했던 졸업생들을 기리는 추모비입니다.

17살이던 어린 나이에 나라를 지키겠다며 참전했던 학도의용군 66명의 이름이 새겨져 있습니다.

[김재문(93세)/애월중 학도의용군 : 전방에 가서 한 3개월간 수색작전도 하고, 수색교란이라고 해서 적에 침투하고.]

그동안 학도의용군으로 참전했던 애월중 졸업생이 정확히 몇 명인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학교에 남아 있는 참전학생 명부에는 21명만 기록돼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학적부를 정리하는 과정에 학도의용군이 40여 명이나 더 있었다는 사실이 파악됐습니다.

6·25 전쟁 발발 두 달 후인 1950년 8월, 애월중 3회 졸업생 40여 명이 입대했다는 기록이 남아 있습니다.

1953년까지 모두 66명이 채 한 달도 훈련받지 못한 채, 해병과 육군, 해군으로 참전한 게 확인됐습니다.

일부는 인천 상륙작전에 참가했고, 학도 의용군 2명은 전사했습니다.

[송창선/애월중 교장 : 제2 국민병으로 입영이라고 나와 있는데, 제2 국민병은 그때 당시에 군종도 없고 군번도 없어서 딱히 참전용사라고 명명하기가 어려웠던 부분입니다.]

애월중과 동문회에서는 어렵게 찾아낸 학도의용군들의 기록이 잊히지 않도록 추모 사업에 나섰습니다.

제주도교육청의 예산 지원을 받아 교정에 추모 공간을 조성하기로 했습니다.

학도의용군 추모비 제막행사에 초대된 가족들에게는 큰 선물이 됐습니다.

[이예은/애월중 3학년 : 제 나이 또래분들이 참전했다는 거에 대해서 많이 놀랐고, 다시 학교의 역사에 대해서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6·25 당시 제주에서는 중고등학생들과 일본 유학생들까지 펜 대신을 총을 들고 학도 의용군으로 참전했지만, 몇 명이나 참전했었는지 정확한 기록조차 남아 있지 않습니다.

애월중학교는 6·25전쟁에 참전했던 학도의용군 선배들의 추념비가 있는 이곳을 안보 교육과 역사 교육 공간으로 활용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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