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소박 · 담백한 절제미…재해석으로 각광받는 '달항아리'

<앵커>

아무런 장식이 없는 둥근 백자를 '달항아리'라고 부르죠. 소박하고 담백한 절제미로 조선 사대부들의 애장품이었다고 하는데, 그 매력에 주목하는 현대 미술작가들도 많습니다.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백자대호, 휘영청 떠오른 보름달 같다고 해서 달항아리로 불립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온전하게 둥근 모습이 아닙니다.

위와 아래를 절반씩 따로 만들어서 붙이는데, 이음새 부분이 매끄럽지 않은 겁니다.

심지어 유약이 흘러내린 자국까지 선명합니다.

달항아리는 임진왜란 이후 황폐해진 생활 속에서 손쉽게 만들어 쓰기 위한 그릇이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이런 소박하고 담백함에서 나온 절제미가 조선 사대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국보나 보물로 지정되기도 하고, 한 점에 수십억 원을 호가하기도 합니다.

[김종춘/다보성갤러리 대표 : 조선 후기로 와서는 백자 달항아리보다는 청화 백자나 다양한 유물을 선호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동안 잊혔던 달항아리를 다시 주목받게 한 것은 현대미술의 거장 김환기였습니다.

김환기는 돈이 생길 때마다 달항아리를 사모았고, 다양한 작품에서 소재로 활용했습니다.

지금은 경기도 광주와 이천을 비롯해 전국의 도예촌에서 달항아리가 빚어지고 있습니다.

소나무 장작으로 가마에 구워내는 전통방식까지 복원하기도 합니다.

[강민수/작가 : 자연스러움의 형태가 너무 아름다워서, 그 자연스러움을 널리 알리고자 작업을 하게 된 것입니다.]

달항아리는 다양한 형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팝아트로 재해석해내거나, 달항아리 부조 작업에 석류 같은 소재로 여성성을 강조합니다.

[승지민/작가 : 21세기의 작가로서, 21세기 한국인의 정서를 담은 정말 우리의 동시대성을 보여주는 달항아리를 만들고 싶었어요.]

달항아리는 시대를 뛰어넘어 모두의 마음속에 두둥실 떠있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열, VJ : 오세관)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