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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당근 마켓 알바라더니…'피싱 자금 운반책'

<앵커>

보이스피싱 조직들의 수법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유명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을 이용한 건데요. 한 피싱 조직이 당근마켓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것처럼 속인 뒤 자금 운반책으로 삼다 꼬리가 잡혔습니다.

김민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달 31일, 50대 여성 A 씨는 당근마켓에 아르바이트 채용 공지문을 낸 의류업체에 연락했습니다.

해당 의류업체는 피해자에게 옷 신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시내 옷 가게를 직접 돌아다니며 새 옷 디자인에 참고할 만한 옷들을 사진으로 직접 찍어 보내라고 지시했습니다.

[A 씨 딸 : 20장에서 30장 정도 찍어서 보내면 업체가 그중에 마음에 드는 거를 선별을 해 가지고… (신상품 디자인으로 채택되면) 엄마한테 인센티브(성과급)를 주고….]

업체 측은 이후 A 씨 사진이 신상품 디자인에 채택됐다고 전했습니다.

다만, 사진 저작권이 A 씨에게 있기 때문에 업체 관계자를 직접 만나 '저작권을 넘기겠다'는 계약을 해야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A 씨 : (업체 관계자) 인상착의를 얘기를 해주겠다면서 (그 사람과 만나라고) 그러더라고요. 출발을 하기 전에 제 사진을 또 찍어서 보내라고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상대도 나를 알아봐야 하니까….]

업체가 알려준 장소에서 만난 사람은 A 씨에게 계약서가 아닌 검은 봉투만 건넸는데, 성과급으로 약속한 금액보다 훨씬 많은 1천100만 원 상당의 5만 원권 다발이 들어 있었습니다.

돈을 받았다고 업체 측에 이야기하자 업체는 약속한 성과급을 뺀 나머지 돈을 다른 장소로 가서 또 다른 사람에게 건네라고 말했습니다.

함께 갔던 딸과 A 씨는 이상한 낌새를 느껴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이 모녀와 만나 돈을 받아 가려던 사람을 현장에서 붙잡았습니다.

잡고 보니 이 사람, 보이스피싱 조직원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인 것처럼 속인 뒤, 지원자를 보이스피싱 범죄자금 운반책으로 이용한 겁니다.

[A 씨 :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어요, 정말 내가 어리석고 바보 같고… 일이 빨리하고 싶어서 그냥 시작한 건데 이런 일을 당할 줄은 (몰랐죠.)]

공지를 낸 의류업체는 존재하지도 않았고, A 씨에게 돈다발을 건넨 사람도 A 씨 같은 피해 시민인 걸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입건한 조직원을 조사하는 등 보이스피싱 조직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영상편집 : 김준희,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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