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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 불법 투여하다 숨지자 시신 버려도 "면허 다시 줘"

<앵커>

10년 전 한 의사가 지인에게 수면유도제를 섞은 약물을 불법 투여했다가 이 사람이 숨지자 시신을 유기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실형이 선고되고 의사면허도 취소됐는데, 이제는 다시 의사면허를 내주라는 법원 판결이 나와 논란입니다.

한소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축 늘어진 여성을 휠체어에 태우고 지하주차장으로 가는 이 남성, 서울의 산부인과 병원 원장 A 씨입니다.

향정신성 의약품 등 13가지 약물을 알고 지내던 여성에게 불법 투여하고 여성이 숨지자 시신을 한강공원에 유기했습니다.

A 씨는 업무상 과실치사와 사체 유기,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 형이 확정됐고, 복지부도 2014년 A 씨의 의사면허를 취소했습니다.

면허 재교부 제한 기간인 3년이 지난 2017년, A 씨는 의사면허를 다시 달라고 복지부에 신청했습니다.

복지부가 받아들이지 않자 A 씨는 행정소송을 냈는데, 법원은 A 씨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서울행정법원

우선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복지부는 A 씨에게 면허 재교부가 불승인됐다는 결과만 통지했는데, 이는 행정 처분을 할 때 처분 근거와 구체적인 이유를 설명해야 하는 의무를 어겼다고 봤습니다.

재판부는 잘못을 뉘우치는 마음이 뚜렷하면 면허를 재교부할 수 있다는 의료법 조항도 이유로 들었습니다.

[박지숙/서울행정법원 공보관 : 수형생활을 마치고 손해배상 책임도 다한 점…. 의료기기 판매업, 행정사무, 무료 급식소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약 10년가량 의사 업무에 봉직하지 못한 점 등을 고려(했습니다.)]

복지부는 피해자가 사망한 사안의 중대성을 고려했다고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복지부가 항소하면서 A 씨의 의사 자격 회복 여부는 항소심에서 가려질 전망입니다.

(영상편집 : 유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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