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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브스레터 이브닝(5/30) : 한국영화 두 편의 금의환향

스브스레터 이브닝(5/30) : 한국영화 두 편의 금의환향
스브스레터 이브닝

퇴근길에 보는 뉴스 요약, 스브스레터 이브닝입니다.

프랑스 칸에서 한국의 위상이 다시 한 번 높아졌는데요, 콘텐츠 강국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한 거죠. 그 주인공은  송강호 배우와 박찬욱 감독인데요, 한국영화 2편이 경쟁 부문 수상작으로 동시에 오른 건 처음이라고 해요. 그 주인공들이 트로피를 들고 금의환향했네요.   
 

돌아온 송강호 "팬들 성원 덕분"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남우주연상을 받은 송강호 배우가 수상작 '브로커'를 연출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함께 출연한 배우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과 함께 귀국했는데요, 시상식장과 달리 편안한 옷차림이네요.  
 
송강호 (사진=연합뉴스)
 
"한국영화를 사랑해주시는 팬 여러분의 사랑과 성원이 없었다면 이런 성과가 가능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면서  "한국영화를 끊임없이 예의주시해주시고 성원 보내주시는 팬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고 고개 숙여 인사하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고 해요. 
 
칸영화제에 참석한 뒤 한국에 온 영화 '브로커' 감독과 출연진. 왼쪽부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배우 이주영, 이지은, 송강호, 강동원 (사진=연합뉴스)

송강호 씨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시간도 가졌는데요, "제일 중요한 건 고레에다 히로카즈라는 일본의 거장 감독님께서 한국 배우들과 같이 작품을 만들었다는 것이다. 나라가 좀 달라도 영화를 통해서 같은 문화, 같은 생각, 그리고 같은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추구하는 아름다움이 있다면 같이 공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었던 것 같다"고 일본인 감독과 작품활동이 갖는 의미를 설명했죠. 

영화제에서 같이 트로피를 들어 올린 박찬욱 감독에 대해서도 언급했네요. "20년 지기고 오랫동안 같이 작업을 해온 영화적 동지이고, 친형님이나 다름없는 아주 친근하고 존경하는 감독님이다"고 관계를 설명했고요, "딱 정해놓고 언제 다시 작품을 하자는 계획과 약속보다는 마음으로 서로 응원해준다. 언젠간 같이 작업할 수 있는 날이 오리라고 생각한다"면서 작품활동에 대한 기대감도 나타냈고요. 
 
레터용 고래에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공항에서 "이 팀으로 최고의 목표를 이뤘고, 최고의 (상영) 스타트를 끊었다고 생각합니다"면서 배우들의 연기에 공을 돌리는 말을 했네요.
 

7번 도전 만에 연기자 최고 자리에 


레터용 송강호 그래픽

송강호 씨는 올해 칸영화제 시작 전부터 강력한 남우주연상 수상 후보 중 한 명으로 꼽혀왔죠. '괴물'(감독 주간), '밀양'(경쟁부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비경쟁부문), '박쥐'(경쟁부문), '기생충'(경쟁부문), '비상선언'(비경쟁부문)으로 이미 여섯 차례나 칸 무대를 밟은 적이 있으니 칸과 인연이 많은 배우죠. 특히 2019년 '기생충' 당시에는 심사위원장 알레한드로 이냐리투가 송강호를 강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꼽았다가 황금종려상과 남우주연상을 동시에 줄 수 없다는 영화제 원칙에 따라 수상이 불발된 사실이 나중에 알려지기도 했죠.

그래서 이번에 영화 '브로커' 초청 소식이 알려졌을 때부터 남우주연상 수상 가능성이 나왔고요, 배우 강동원 씨도 송강호 씨 수상을 예측하기도 했죠. 
 
영화 '브로커'

송강호 씨에게 남우주연상을 안긴 '브로커'는 어떤 작품일까요? 교회 베이비 박스에 버려진 한 아기를 통해 만난 사람들이 하나의 가족이 되어가는 이야기라고 해요.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죠. 힘 있는 스토리텔링과 섬세한 연출로 전 세계를 사로잡아 온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첫 한국 영화 연출작인데요, 주인공 '상현' 역할의 송강호 씨는 선과 악이 동시에 공존하는 어떤 복합적 성격을 잘 연기해 칸을 사로잡았다고 하죠. 다음 달 8일 개봉돼 국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라고 해요.
 

'칸느(깐느) 박'의 세 번째 칸 트로피


박찬욱 감독은 송강호 씨보다 늦게 귀국했는데요, 영화 '헤어질 결심' 주연 배우 박해일 씨 등과 함께였죠. 박 감독은 칸이 사랑하는 남자라고 불리기도 하죠. '칸느(깐느) 박'이라는 닉네임이 있을 정도니까요. 경쟁 부문에 네 번 진출해서 수상만 세 번째라고 해요. 
 
레터용 박찬욱 그래픽

박찬욱 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주의 감독인데요, 그의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린 작품은 2000년 개봉한 '공동경비구역 JSA'죠. 이 영화는 관객 583만명을 동원해 그해 최고 흥행작이 됐고요, 재미와 작품성을 다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죠.

2004년 '올드보이'로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받아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으로 떠올랐죠. 팬들이 애정과 장난기를 담아 부르는 닉네임 '칸느(깐느) 박'의 시작이기도 했고요. 2009년에는 '박쥐'로 심사위원상을 받았고요, 2016년 '아가씨'는 경쟁 부문 상을 받는 데는 실패했지만 미술감독이 촬영, 편집, 미술, 음향 등을 통틀어 뛰어난 성취를 보인 기술 아티스트에게 주는 상인 벌칸상을 가져갔죠.

이번에 감독상을 거머쥠으로써 박찬욱 감독은 역대 가장 많은 3개의 칸 트로피를 보유하게 됐고요, 거장의 입지를 더 공고히 하게 됐죠.
 
영화 '헤어질 결심'

올해 수상작 '헤어질 결심'은 박 감독이 '아가씨' 이후 6년 만에 선보인 장편 영화인데요, 변사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배우 박해일 역할)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에게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멜로 스릴러라고 해요. 칸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후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하는데요, 다음 달 29일 개봉된다고 해요.
 

국내 영화시장 꿈틀?


코로나 이후 한국 영화시장은 침체에 빠져있는데요, 칸을 사로잡은 뒤에 막 도착한 두 편의 한국 영화가 분위기 반전을 이끌 수 있을까요? 확진자 수 추이 등 코로나 지표들이 좋아지고 있어서 국내 영화시장의 회복 속도가 빨라질 거라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죠. 다음 달 두 편이 잇따라 개봉되는데요, 개봉 전에 제작보고회 등의 행사도 예정돼 있고요.
레터용 cj
두 영화의 투자·배급을 맡았던 CJ그룹이 때 맞춰 K콘텐츠, K푸드 등 미래 라이프스타일 분야에 향후 5년간 20조원을 집중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네요. 이를 토대로 2만5천 명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죠. 가장 투자 규모가 큰 분야는 컬처로 5년간 총 12조원을 투입한다고 해요. 세계 시장을 겨냥한 '웰메이드 콘텐츠'를 제작하는 역량을 뒷받침한다는 거죠.

칸의 쾌거는 이미 세계적으로 주목받아온 한국의 대표적 영화인들의 성과인 동시에 한국 콘텐츠가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의미가 있죠. 반짝 투자나 반짝 관심에 그쳐서는 이런 성과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어려울텐데요, 콘텐츠 산업의 저변을 키우기 위한 투자도 필요해 보이네요.

서울대 홍석경 교수의 지난해 인터뷰 내용을 마지막으로 소개할게요. "지금까지 성공을 이룬 것은 한국 대중문화 창작자들의 정말 피 땀 눈물이에요. 그래서 얼마 전까지만해도 시나리오 작가가 굶어죽는 일이 있었을 정도로, 어떻게 보면 젊은 사람의 열정 노동에 기대고 있는 산업입니다. 이게 아직도 그래요. 정말 소수가 성공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 밑에서 그림자 속에서 일을 해야 되는데 이 사람들의 생존과 노동 조건을 확보해주는 방향으로 정부가 투자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의 한 컷

레터용 첫 가석방

윤석열 정부의 첫 가석방 대상자에 포함된 남재준(오른쪽)·이병기 전 국정원장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서 나오는 장면이에요. 두 사람은 국정원장 재임 시절 특수활동비를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지원한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해왔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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