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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경제] "이래서 믿고 돈 맡기겠나"…금융권 줄줄이 횡령, 이유는?

<앵커>

친절한 경제 시간입니다. 오늘(30일)도 한지연 기자와 함께하겠습니다. 요즘 횡령 사건이 참 많은 것 같은데 금융회사 임직원들이 얼마나 횡령했는지 조사한 자료가 나왔다면서요?

<기자>

네, 요즘 불안해서 금융권에 돈 맡기겠나 싶은 생각도 드는데요, 2017년부터 지난달까지 5년 기간 동안 자그마치 1천억 원 넘는 고객 돈을 횡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도별로 보면 2020년까지는 100억 원 아래였던 게, 지난해는 152억 6천만 원이 넘더니, 올해는 688억 원에 육박했습니다.

전체 횡령 임직원 수는 174명에 달했는데요, 1인당 횡령액을 계산해보면 53억 원에 육박합니다.

5년 전 2억 원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격차가 크죠. 업권별로는 어디가 모럴해저드가 제일 강할까요.

횡령 임직원 수와 규모 면에서 모두 은행이 최다였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횡령이 일어난 뒤 환수가 잘 안 된다는 점입니다.

지난 5년간 환수금은 127억 원 정도로 전체 횡령액의 11.6%에 그쳤는데요, 가장 환수가 적은 곳은 저축은행으로 전체 회수액의 5.7%밖에 안 됐습니다.

<앵커>

보니까 올해 횡령 규모가 많이 늘었던데 이게 아무래도 최근에 있었던 600억 정도, 우리은행 횡령 사건의 영향이 좀 많이 미친 거겠죠?

<기자>

네, 규모 면에서 볼 때 우리은행이 제일 모럴해저드가 크다. 이렇게 볼 수 있겠는데요, 지난 5년 동안 횡령을 저지른 임직원이 9명이나 됐고요. 횡령 규모는 633억 7천만 원이 넘습니다.

2위인 KB 저축은행, 77억 8천만 원과 비교해도 격차가 매우 큽니다.

본점 직원이 614억 원을 빼돌린 것이 최근에 밝혀져서 규모를 키웠는데, 추가 횡령 정황이 드러나면서 50억 원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한 명이 2012년부터 10년간 세 차례에 걸쳐 600억 원이 넘는 돈을 빼돌리는 동안 은행에서는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다가 최근에서야 파악한 거잖아요.

이번 횡령액을 장부상 손실로 처리해 경영 비효율 논란도 일고 있습니다. 우리은행 횡령금액은 가장 큰 반면 환수한 금액은 1%대에 그쳐 가장 저조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이제 횡령한 돈을 어디에 썼는지도 살펴봤더니 한 탕을 노리는 투기에 들어간 게 많다고요.

<기자>

네, 쉽게 얻은 남의 돈울 고위험 자산에 투자했는데 대부분 주식이나 가상화폐, 주가 지수옵션에 투자한 경우 많았습니다.

주위에서 혹은 SNS에서 평범한 직장인이 투자로 수십억 원 큰돈을 벌었다는 얘기가 꽤 있잖아요.

남의 돈으로 큰돈을 벌고 싶은 유혹을 이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투자도 통 크게 한 만큼 횡령수법도 점점 대담해지는 모습인데요, 고객 정보를 도용하거나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고객 돈이나 회삿돈을 몰래 빼다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금융사와 금융당국은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내부통제 강화에 나선다고 해왔지만 갈수록 액수가 커지고 수법이 정교해지는 걸 보면 내부통제로는 사고를 막기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앵커>

오늘 마지막 소식도 한번 살펴보죠. 식품업계가 비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요.

<기자>

네, 먼저 비건은 고기 말고도 달걀, 우유 같은 동물성 식품을 일절 먹지 않는 완전 채식주의자를 뜻하는데요,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이런 비건 제품 출시뿐 아니라 직접 식당을 여는 곳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에 문을 연 한 라면회사의 비건 레스토랑인데요, 버섯과 옥수수, 연근 등 다양한 채소뿐 아니라 대체육으로 구성한 '코스' 요리를 선보였습니다.

앞서 또 다른 식품업체에서도 캐주얼 비건 레스토랑을 열었는데요, 소이불고기 덮밥, 두부 가라아게 등 13종 메뉴가 팔리고 있습니다.

한 대기업에서도 대형 비건 전문식당을 내고 백화점 본점에서는 오는 2일까지 해외 유명 비건 브랜드를 모아놓은 임시매장을 엽니다.

이렇게 큰 회사들이 비건 시장에 뛰어든 건 국내 채식 인구가 늘어서인데요, 2008년 15만 명이었던 게 지난해 250만 명으로 증가했습니다.

최근 환경이나 동물 보호를 중요시하는 MZ세대의 가치 소비가 반영된 걸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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