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한반도 포커스] 운구하고 울먹이고…김정은의 '장례식 정치'

<앵커>

한반도 포커스입니다. 먼저 대규모 장례를 치른 북한 소식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김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북한이 최근 김정은 총비서를 장의위원장으로 하는 국장을 치렀습니다.

국방성 총고문인 현철해라는 인물의 장례식이었는데, 매우 극진하게 예우를 갖췄습니다.

평양 4.25문화회관에 조기가 걸렸습니다.

간부들과 빈소를 찾은 김정은 총비서, 침통한 얼굴로 조문을 하더니, 어깨에 끈을 매고 직접 관을 옮깁니다.

[조선중앙TV (지난 23일 보도) : 크나큰 상실의 아픔을 금치 못하시며 고인의 영구를 메고….]

영결식에선 삽도 마다하고 손으로 흙을 뿌리는데, 조선중앙TV는 이 장면에 효과를 입혀 보여줍니다.

김 총비서는 2011년 12월 김정일 사망 당시 운구차를 따라 걷기도 했죠.

하지만 직계 혈통이 아닌 인물의 운구를 한 건 이례적인 일입니다.

군 원로인 현철해는 김정은의 후계자 교육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런 특수 관계가 반영된 행보로 보입니다.

[(현철해 동지는) 우리의 혁명은 오로지 백두의 혈통으로만 이어져야 하며 오직 수령의 혁명 위업의 충직한 계승자인 김정은 동지밖에 없다는 절대의 신념을 지니고.]

이번처럼 운구까진 아니어도, 김정은이 원로들 장례식을 각별하게 챙긴 사례는 여럿 있습니다.

2015년 11월 이른바 항일빨치산 출신의 인민군 원수 리을설의 장례식입니다.

이때도 김정은이 장의위원장을 맡아 국장 형식으로 치렀습니다.

[황병서/당시 군 총정치국장 (2015년 11월) : 전군에 조기를 띄울 데 대한 명령을 하달하시고 동지의 유해를 대성혁명열사릉에 안치하도록 조치를 취해 주셨습니다.]

직접 시신을 어루만지거나, 비통한 얼굴로 울먹이고, 유족들의 손을 잡고 위로를 나누는 것도 종종 볼 수 있는 장면들입니다.

이런 원로들은 김일성, 김정일 시기를 이어가며 북한 정권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따라서 원로들의 마지막 길에 공을 들이는 건 선대를 이었다는 자신의 이른바 정통성을 강조하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김정은의 장례식 정치라고 할 수 있을까요.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