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구 기자>
여기는 충남 태안에 있는 안면도 기후변화감시소입니다.
이곳에서 관측한 온실가스가 우리나라 대표값이 됩니다.
지난 코로나 시기,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은 7% 정도 줄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습니다.
불행 중 다행이라 해야 할까요,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좋아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430.3ppm, 지난달 측정한 이산화탄소 농도의 평균값입니다.
잠정치라 바뀔 수 있지만,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우리만 이런 것이 아닙니다.
세계 대표값이 되는 하와이 관측소의 4월 평균 역시 관측을 시작한 이래로 가장 높았습니다.
코로나 사태로 온실가스 배출이 다소 줄었지만, 분해되는 것 이상으로 쌓이면서 농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온실가스 배출량까지 다시 늘어나면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밖에 없습니다.
기후 탐사 리포트, 오늘(26일)은 우리 먹을거리와 탄소 배출 문제를 짚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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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동균 기자>
대전의 한 축산농가입니다.
사료를 먹은 소들이 연신 입을 오물거립니다.
삼켰던 먹이를 게워내 다시 씹는 되새김질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소는 이런 되새김질 과정에서 트림을 자주 하는데, 이때 온실가스인 메탄가스도 함께 발생합니다.
특히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온실효과가 최대 80배나 강한데, 소 1마리가 배출하는 메탄가스는 1년에 약 50~100kg으로, 소 4마리를 키우면 자동차 1대만큼 온실가스를 내뿜습니다.
소가 배출하는 메탄은 우주에서도 확인될 정도입니다.
지난 2월 캐나다의 한 회사가 촬영한 위성사진입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한 지역의 메탄 배출량을 감지한 것인데, 진하게 표시된 구역을 확인해보니 소 축사였습니다.
이 축사 한 곳에서 1년에 5천116톤을 배출하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우리나라 한 해 반도체 공정에서 나오는 온실가스의 60분의 1에 달합니다.
우리나라도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30년 전보다 1.7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고기 소비가 늘면서 더 많이 사육하기 때문입니다.
사회적 합의 없이 사육 두수를 줄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가 배출하는 온실가스라도 줄여보자는 시도가 정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유경/국립축산과학원 박사 : 소화액 자체는 완전 미생물 덩어리인 거죠. (얘네가 나중에 메탄을 만드는 주요 (원인이죠?)) 네. 그 애들도 여기에 이제 포함이 돼 있는 거예요.]
소의 소화액에 메탄 저감 효과가 있는 물질을 섞어 하루 동안 배양하자 메탄이 확연히 줄어듭니다.
[이유경/국립축산과학원 박사 : 연구하고 있는 단계에서는 실험실 수준에서는 메탄 저감 효과가 최대 40%까지 효과가 있는….]
농림축산식품부는 저메탄 사료와 분뇨 처리 등을 개선해 2030년까지 축산 분야의 온실가스를 30% 감축할 예정입니다.
(영상취재 : 김균종·이용한,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김홍식·반소희·엄소민·전유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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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신 것처럼 축산업계에서 온실가스 줄이기가 시작됐지만, 지금처럼 육류 소비가 느는 상황에서는 큰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최근에는 이런 육류 소비와 환경 문제를 생각해서 채식을 하거나 식물성 원료로 만든 대체육을 선택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데, 장세만 환경전문기자가 살펴봤습니다.
<장세만 기자>
내일 문을 여는 채식 전문 레스토랑입니다.
고급 코스 요리 전체가 모두 채식 재료로 구성됐습니다.
메인 요리인 대체육 스테이크.
고기 향과 육즙, 써는 질감까지 스테이크 특유의 풍미가 느껴집니다.
[박지혜/'포레스트 키친' 시식회 참석자 : 버섯처럼 부드러운 듯하면서 진짜 고기처럼 씹히는 결이 느껴지는 식감도 있고요.]
품질도 좋아져서 단백질 같은 영양 성분은 이미 같은 중량의 고기에 뒤지지 않습니다.
대체육은 생고기에는 아직 못 미치지만, 다짐육으로 만든 햄버거 스테이크는 상당히 비슷해졌다는 것이 업계 설명입니다.
[전의택/지구인컴퍼니 이사 : 단백질이 익혔을 때 올라오는 향 그다음에 고기의 육즙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현재 식물성 대체육들이 이제 따라가고 있는 추세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내 대체육 시장은 아직 200억 원대 수준이지만, 2040년에는 전 세계 육류시장의 60%를 대체육이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국내 대기업들도 전문 매장을 내며 속속 사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채식 인구는 200만 명 정도로 추산되는데, 동물권과 환경에 관심이 높은 젊은 층의 참여가 늘어난 영향이 컸습니다.
[이원복/한국채식연합 대표 : (과거에는) 40·50대 중장년층이 건강이나 성인병 이런 이유로 채식을 선호했었다면 지금은 20·30대들이 환경과 동물권을 이유로 채식을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또 서울시를 비롯한 일부 지자체는 채식을 쉽게 접하게 하려고 채식 음식점 정보를 모아 온라인에 공개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