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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드시 잡는다" n번방 그놈들 쫓는 처절한 추적기

"반드시 잡는다" n번방 그놈들 쫓는 처절한 추적기
[SBS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 자료의 저작권은 SBS 라디오에 있습니다.
전문 게재나 인터뷰 인용 보도 시, 아래와 같이 채널명과 정확한 프로그램명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방송 : SBS 김태현의 정치쇼 (FM 103.5 MHz 9:05 ~ 11:00)
■ 진행 : 김태현 변호사
■ 방송일시 : 2022년 5월 26일 (목)
■ 출연 : 김완 한겨레 기자, 최진성 감독


넷플릭스 <사이버 지옥:N번방을 무너뜨려라> 최진성 감독
- 넷플릭스의 대한민국 첫번째 범죄 다큐, 화성 사건과 N번방 중 고민
- 텔레그램, 가상화폐 활용한 현대적인 범죄 유형에 주목
- 성착취 피해자의 고통은 영구적... '사이버 지옥'
- 대학생 추적단 불꽃에서 언론, 경찰, 네티즌까지... 바통 터치로 범인 잡았다
- "피해자들에게 사과할 생각 없냐" 최광일 PD의 절규

한겨레 김완 기자
- 글로벌 탑10, 국경없는 디지털 성범죄에 공감한듯
- 피해자에게 억압적인 구조 가진 대만, 홍콩서도 공감대 형성
- 가족까지 신상 털려 경찰이 초등 아이 동선까지 우려
- '한겨레 피해자' 만들겠다 협박하고 조롱까지
- 한 여성을 집단적으로 파괴하는 잔혹한 현장에 혐오스러


▷김태현 : 김태현의 정치쇼 목요일 4부 시작할 건데 여러분, 2년 전 대한민국을 분노하게 만들었던 n번방 사건 다 기억하시죠? 여성들을 성착취하고 텔레그램방에서 착취 영상을 유포했던 갓갓, 실명은 문형욱이죠. 박사 조주빈, 이 사람들 이름하고 얼굴도 생각나실 겁니다. 오늘 이 얘기를 제가 왜 말씀드리냐? 오늘 4부 우리는 깐부잖아 시간에 누구를 초대했냐? 이 n번방 사건을 취재하고 영화로 만든 분 그리고 그 영화에 출연했던 주인공. 저희가 두 분을 모셨습니다. 지난 18일 공개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사이버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의 최진성 감독 나오셨어요. 안녕하세요.

▶최진성 : 안녕하세요. 최진성입니다.

▷김태현 : 그리고 또 한 분은 이제는 편하게 볼 수 없는 월드스타입니다. 이분을 소개하자면 월요일에는 정치부, 수요일에는 스포츠부 그리고 오늘은 월드스타. 한겨레 신문의 김완 기자 나오셨어요.

▶김완 : 안녕하세요. 영화배우 김완입니다.

▷김태현 : 제가 왜 월드스타 말씀을 드렸냐. 아시기는 아시겠지만 이게 사전녹음 방송인데 김완 기자가 그동안 뉴스홈런 시간하고 뉴스싹쓰리 시간에 늦은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오늘은 늦었어요. 월드스타.

▶김완 : 생방송이었으면 출연을 못할 정도로 늦었습니다. 8시대 목동길을 믿지 마라, 이런 말씀드립니다.

▷김태현 : "내가 출연한 이 [사이버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이게 지금 공개되자마자 한국 영화 순위 1위다. 대한민국에서 내 얼굴을 모르는 사람 별로 없다." 이겁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사이버 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사진=넷플릭스 제공, 연합뉴스)

▶김완 : 오늘도 아침에 확인하고 왔는데 오늘도 1위더라고요.

▷김태현 : 좋으시겠습니다. 소감이?

▶김완 : 좋다기보다는 이 영화에 그렇게 공감폭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 했었던 부분이 있었는데 많은 분들이 봐주시고 또 영화적으로도 굉장히 재미있다고 하셔서 같이 만든 입장에서 굉장히 기분이 좋고 새삼 감독님의 연출력에 놀라고 있습니다.

▷김태현 : 솔직히 감독님, 이거요. 이렇게 팍 1위 하고 엄청난 화제를 일으킬 거라고 예상하셨어요?

▶최진성 : 솔직히 우리나라에서는 영화 부문 1위는 할 거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그건 자신감이 있었고. 주제도 중요한 주제이고 그리고 제가 2년 동안 만들었거든요. 거기에서 제가 정말 최선을 다한 부분이 있어서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다고 생각을 해서 이 정도 반응까지는 아니지만 우리나라에서 1등은 하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어제 차트 보니까 넷플릭스 전체 비영화 부문 8위를 하고 있고, 글로벌 차트 8위를 하고 있고 지금 홍콩, 베트남, 우리나라에서 일주일째 1위를 하고 있고 아시아 9개국에서 톱10 안에 일주일째 들고 있는 상황입니다.

▷김태현 : 우리나라에서 사실 이 사건이 워낙 핫했고 대한민국 국민들이 조주빈 얼굴, 이름 모르는 분 없고 하니까 한번은 들어가볼 수 있을 것 같은데 해외에서도 이렇게까지 핫한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김완 : 일단 디지털 성범죄가 국경을 가리지 않기 때문에 그리고 아시아권에서 특히 이 문제가 피해자들이 피해를 입어도 그 문제의 구조나 예를 들면 내가 이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서구권에 비해서 훨씬 더 억압적인 분위기 같은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런 문화적인 공통점들이 좀 있는 것 같고 실제로 저희 보도가 난 이후에 제일 먼저 연락이 왔던 매체가 대만 매체였어요. 대만에서도 이런 유사한 일이 있는데 대만에서는 이걸 아직 성착취라고 부르지도 않고 있고 수사도 제대로 안 되고 있는데 한국에서 먼저 이런 일이 문제가 됐다는 것에 대만 기자가 연락을 해 온 적이 있었는데 그런 정도로 지금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성착취 문제가 그만큼 보편화돼 있기 때문에 공감을 일으키는 게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김태현 : 사실은 영화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거기 보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도 보도가 됐었고, n번방 얘기가. 한겨레 신문 보도 내용 있었고 그다음에 JTBC 스포트라이트 거기서도 보도가 됐었잖아요. 그런데 이걸 영화화하신 거예요. 왜 이걸 그럼 굳이 넷플릭스랑 제작을 하신 거죠, 감독님은? 국내에서도 다큐멘터리 영화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최진성 : 넷플릭스랑 처음에 대한민국에서 첫 번째 범죄 다큐멘터리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얘기가 오고 갔고 그게 2020년 3월이었고 그럼 한국에서 첫 번째로 넷플릭스 서비스에서 만드는 범죄 다큐멘터리인데 좀 의미가 있어야겠다는 판단을 했고 그게 제가 제안을 했던 게 이춘재 때문에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화성 사건하고 그다음에 2020년 3월에 한창 열기가 올라오고 있었던, 공론화되어 있었던 n번방 사건이 눈에 들어왔는데 넷플릭스나 저나 n번방 사건이 더 시급하다는 공통적인 생각을 가졌던 것 같아요. 그때 그 이유가 이 사건이 너무나 특이했던 거죠. 텔레그램과 SNS를 활용한,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비대면 집단범죄 수법이라든가 또 박사 같은 경우는 가상화폐를 통한 성착취 영상을 거래한다든가. 또 갓갓 같은 경우는 해킹 수법을 통해서 피해자를 착취한다든가 이러한 수법들이 전에 없었던 현대적인 범죄 유형이고 그리고 이게 굉장히 글로벌하게 모방범죄가 쉽게 가능한 형태의 범죄라서 넷플릭스라는 스트리밍 글로벌 서비스에서 많은 관객들한테 보여질 만한 현대적인 범죄다라는 판단을 내렸던 것 같아요.

▷김태현 : 넷플릭스하고 제작하시는 제작환경은 좋습니까?

▶최진성 : 넷플릭스 제작환경 좋죠. 아무래도 글로벌190개국 2억 명 구독자가 있는데 이게 아무래도 만들어지면 전 세계로 트래픽이 생기다 보니까 로컬에서 만드는 환경보다 제작비 측면에서 훨씬 더 과감하게 투자를 할 수 있고. 그래서 저 같은 경우도 만드는 사람,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제작비가 많을수록 퀄리티나 여러 가지 시도를 할 수 있기 때문에.

▷김태현 : 화면이나 퀄리티 진짜 좋더라고요.

▶최진성 : 그래서 진짜 일반적으로 다큐멘터리적인 환경에서 절대 만들 수 없는 퀄리티와 환경에서 만들어서 넷플릭스랑 협업한 것에 대해서 아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죠.

▷김태현 : 이런 거 여쭤봐도 되는지 모르겠는데 제가 어느 기사에서 보니까 넷플릭스는 기획 단계에서 오케이돼서 제작비가 결정되면 제작과정에 일일이 간섭 안 한다 그러더라고요. 기사는 그렇게 봤어요. 실제 그래요?

▶최진성 : 그러니까 거의 맞는데 저희 같은 경우는 극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경우에는 전적으로 그러는 것으로 알고 있고 저희 같은 경우도 이게 성범죄 사건이다 보니까 윤리적인 더블체크에 대해서 굉장히 넷플릭스랑 저랑 서로 세심하게 더블체크를 했어요.

▷김태현 : 피해자 신상 나오는 그런 것도 당연히 그래야 되겠죠.

▶최진성 : 그런 부분을 제외하고는 저희를 전적으로 신뢰하고 믿어줬던 것 같아요.

▷김태현 : 저는 사실은 김완 기자와 제가 1년 넘게 방송했잖아요. 그리고 예전에 n번방 사건 나왔을 때도 정치쇼 하기 전에 패널로 출연해서 얘기했던 적도 있는데 저는 1년 넘게 김완 기자랑 방송하면서 김완 기자가 n번방 사건의 시초인지는 이번에 알았어요. 죄송한 말씀입니다, 진짜.

▶김완 : 제가 철저하게 그걸 얘기를 안 했었군요.

▷김태현 : 그래서 진짜 몰랐는데 이번에 알았거든요. 아마 김완 기자가 감독님 입장에서는 이 보도의 시초이기 때문에 김완 기자를 주인공으로 선택하신 건가요?

▶최진성 : 그런 부분도 없지 않아 있는데 영화에도 나오지만 제가 김완 기자를... 우리나라의 사회부 기자라면 전부 n번방 취재했거든요. 그런데 김완 기자가 레거시 미디어에서 최초 보도한 사람도 맞고 그런데 거의 유일하게 실패한 기자였던 거죠. 그러니까 저 같은 경우에는 김완이 영화에도 나오지만 처음에 최초 보도했을 때 아무도 이 이슈에 관심을 갖지 않았거든요. 그 이후에 보도했던 기자들은 다 히트를 쳤어요.

▷김태현 : 오히려?

▶최진성 : 오히려. 그런데 유일하게 최초 보도했던 김완 기자는 아무도 이 기사에 관심을 기울여주지 않고 공론화되지 않았던, 처절하게 실패했던 기자였고 협박을 받았던 기자였죠. 그런데 그게 저한테는 매력적인 캐릭터였고 김완 기자가 그걸 딛고 김완이 계속 다른 언론에도 이걸 계속 공유하고 퍼뜨리고 하면서 트리거가 돼서 이 사건이 해결되는 데 큰 역할을 해서 김완 기자가 주인공이 됐습니다.

▷김태현 : 그 영화 보고 멋있었어요. 처음에 들어오자마자 딱 영화배우처럼 못 보던 헤어스타일 하고 싹 붙이고.

▶김완 : 아까 넷플릭스 제작환경도 얘기했지만 저도 촬영을 가서 처음에 깜짝 놀랐어요. 저도 여러 인터뷰를 해 보고 이런 시사프로그램 다큐에도 출연해 봤지만 이게 내가 생각했던 규모의 영화가 아니구나, 이런 느낌이 들 정도로 그랬고 당시 세트가 기자 세트만 있는 게 아니라 경찰 세트, 불꽃의 세트 그다음에 심지어 가해자의 방을 재현한 세트까지 해서 이게 다른 규모의 영화구나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김태현 : 이제 사건의 본질적인 얘기를 해 볼 건데 김완 기자한테 최초로 제보가 들어온 거잖아요.

n번방 (사진=연합뉴스)

▶김완 : 저희 회사 사회부로.

▷김태현 : 사회부로 들어온 거예요? 영화를 보시면 나오기는 하는데 그 배경 좀 설명해 주세요.

▶김완 : 일단 사회부로 메일이 들어왔는데 그게 일반적인 제보 메일과는 굉장히 다르게 뭔가 자기가 다 추적조사를 한 것을 근거로 보낸 거였어요. 그러니까 사실 기자 입장에서는 그냥 만약에 이게 예민한 건이 아니라면 이렇게까지 훌륭한 제보가 들어올 수 있나 싶을 정도의 제보였는데 저는 그래서 그때 이걸 왜 우리한테 보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구체적으로 제보의 내용도 누군가의 신상을 낱낱이 파헤치는 과정이었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약간 고민을 했었는데 그때는 이게 텔레그램 안에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도 몰랐고 그 제보의 의미도 몰랐는데 어쨌든 이게 사건 기사로는 충분히 쓸 수 있는 내용이겠다 정도로 생각하고 기사를 썼는데 후에 일이 이렇게 될 거라고는 그때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상황이죠.

▷김태현 : 이것 취재과정들이 나오던데 취재하시면서 제일 힘들었던 적 있었어요?

▶김완 : 개인적으로는 신상이 털리면서 그때 저희 아이가 막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이런 상황이었는데 애가 동선이 기니까 경찰이 굉장히 우려하더라고요.

▷김태현 : 당시에도.

▶김완 : 김 기자님은 남성이고 알려진 사람이라 함부로 안 할 텐데 만약에 애들 신상까지 다 공개가 돼버리면 그건 굉장히... 어떤 사건사고가 나면 돌이킬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그 부분에 대한 개인적인 불안함, 취재를 하면서 처음으로 그런 걸 느껴봤었고. 그런데 그것보다 더 힘들었던 건 저희가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보도를 하고 나서 이게 뭔가 반향이 있고 범인이 잡히고 이런 과정으로 가야 되는데 저희는 처음부터 그래서 모든 취재를 경찰한테 제공을 하고 취재를 시작했거든요, 범인이 잡히는 게 더 우선이라고 생각을 해서. 사실 그렇지 않은 상황들. 그리고 거기에 특정 언론사, 저희 언론사 이름을 대면서 한겨레 피해자를 만들겠다, 이런 걸 공공연히 유포했을 때는 이게 과연 내가 하는 행위가 맞는 건가 하는 근본적인 회의 이런 것들이 좀 있었죠.

▷김태현 : 저는 영화 보니까 처음에 제보자 만나러 오연서 기자랑 대구 가실 때 무섭지 않았어요? 뭐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인데, 거기는.

▶김완 : 그랬죠. 그래서 대구에 제보자를 만나러 가는데 사실 이 사람이 제보자인지 아니면 박사의 부하여서 불러내서 나 어떻게 하려고 하는 건지. 그리고 또 제가 잘 아는 동네도 아니고 여기가 어디인지도 사실 잘 모르는 동네였는데. 그래서 여러 가지 약속들을 했죠. 하얀 옷을 입고 나오겠다고 해서 저는 다른 색깔 옷을 입고 나갈 건데 그 옷을 입고 나가고 이렇게 해서 그 사람은 나를 못 알아보고. 그런데 그것도 그때 저희끼리 했던 안전장치인 게 그 사람이 저를 해하러 올 거라면 당연히 제 얼굴을 알기 때문에 옷을 다르게 입고 이런 게 큰 의미는 없었는데 그때는 그럴 정도로 사실 일반적인 취재에서 그렇게까지 접근하지는 않는데. 그래서 오연서 기자는 좀 떨어진 데서 보다가 혹시 만약에 무슨 일이 발생하면 바로 신고를 하든지 이렇게 해라 이렇게 서로 약속을 했었죠.

▷김태현 : n번방 들어가보셨을 거 아니에요, 당연히 잠입 취재니까. 제일 충격적인 건 뭐였어요?

▶김완 : 그게 영화에서도 제가 얘기를 했습니다마는 단순히 우리가 십수 년 동안 인터넷에서 봤던 누군가가 성관계하는 동영상을 본다든지 이런 게 아니라 신상이 공개되고 구체적인 한 실제 한 여성을 집단적으로 파괴하는 현장이거든요. 그런데 그 파괴하는 과정에서 이런 동영상이라든지 사진이 동원되는 것뿐이지 실제 거기서 일어나는 건 불특정다수의 집단이 이 한 여성, 누구인지 알고 있는. 그러니까 개인정보가 공개된 이 여성을 범죄를 계속 모의하면서 협박하는 과정인데 사실 저는 그 과정을 지켜보면서 처음에 굉장히 당혹스러웠고. 그걸 계속 보고 있으면 진짜 인류에 대한 혐오가 늘어난다는 표현을 요새 많이 쓰던데 울렁거려요, 속이. 그럴 정도로 굉장히 잔혹한 현장입니다.

▷김태현 : 저는 사실 영화 보고 이렇게까지 자세히 보도가 안 됐으니까, 사건사고 보도할 때는. 이렇게까지 자세하게 보도는 안 됐으니까, 사건사고 보도할 때는. 대화나 대사나 이런 것들이. 저는 어떤 생각이 들었냐 하면 대부분 모든 범죄자들이 자기가 했던 행위들이 언론에 보도되고 이러면 숨잖아요. 큰일났네. 그런데 얘네들은 보면 거기 있는 표현으로 "완이 뭐하노? 김완 기자, 후속기사 냈노?" 이러고 너무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활동하니까 얘네들은 본인들이 죄의식이 없는 건지 아니면 야, 우리는 대화는 텔레그램으로 하고 돈은 코인으로 주고받으니까 절대 추적 안 될 거야, 이런 자신감이었던지. 뭘로 보셨어요?

▶김완 : 저희는 처음에 그 취재를 하면서 많이 했던 얘기가 얘네가 어떤 공적 존재들을 처음 접해 본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그러니까 예를 들면 한 번도 공적으로 이 일이 어떻게 처리되고 있는 과정인지 그 프로토콜을 이해하지 못 하는 거죠. 그러니까 그게 안 잡힌다는 맹신 때문인지, 심리적으로. 아니면 실제로 어떤 다른 놈인지를 떠나서 이게 언론에 보도가 된다는 것의 사회적 의미. 언론에 보도가 되면 수사기관이나 이런 데서 어떻게 할 거라는 연결되는 사고 이런 것들이 없다. 그래서 언론이 굉장히 센 사람하고 붙어서 보도를 이어가고 이럴 때도 사실 그 룰은 지켜지는 거잖아요. 우리가 공적인 공간 안에서 하니까. 사실 텔레그램 취재를 하면서 처음으로 얘네는 그게 없다. 그 감각이 없기 때문에 사실 우리가 보도를 했을 때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반응이나 이게 아니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대응을 하고 생각을 해버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우리 영화 얘기를 좀 해 볼 건데 감독님, 제목이 [사이버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라] 이거잖아요. 이 제목이 무슨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최진성 : 우리 영화에 지옥이라는 언급이 여러 번 나오거든요. 김완 기자도 얘기하고 불꽃도 얘기하는데 이게 참 괴로운 표현이기는 한데 범죄의 특이성이 피해의 고통이 영구적이라는 거예요. 이 성착취 영상이 삭제가 안 되거든요. 계속 전파...

▷김태현 : 그래요? 너무 많이 퍼지면 그렇지.

▶최진성 : 한 번 퍼지면 삭제가... 지금도 지우고 있는데 그럼 피해자들의 고통은 영구적이다. 이건 지옥이죠. 너무 안타깝지만 지옥이고 또 이게 단순히 피해자들만의 지옥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지옥인 거예요. 여기 영화에는 피해자들 이야기 자세히는 안 나오지만 그 가족들이 모르거든요. 그러니까 우리 딸이 방에서 그런 고통을 겪고 있는데, 핸드폰만 들고 있으면 고통을 겪게 되는데 가족이 몰라요. 아빠가 모르고 엄마가 모르고. 이건 지옥인 거죠. 그러니까 우리 주변에서 이 지옥이 펼쳐지고 있는데 옆의 사람이 모른다? 그러면 옆의 사람도 지옥인 거죠. 그래서 사이버지옥이라는 표현을 썼고 [n번방을 무너뜨려라]라는 부제 같은 경우에는 반드시 잡고 싶다. 김완 기자도 영화에서 자주 언급하지만 제가 이 영화를 범죄추적극으로 만들고 싶었어요. 가해자와 피해자가 주인공이 아니라 추적자들이 주인공인 이야기. 그러니까 가해자 서사를 다루지 않고 피해자의 어떤 육성을 담지 않은 상태에서도 충분히 이 사건의 실체를 드러내기 위해서는 범죄추적극, 스릴러 같은 이야기 양식을 구축해야 되는데 그렇게 했던 이유가 범죄자는 반드시 잡힌다. 아까 잠시 얘기했지만 걔네들이 잡힐지 모르고 계속 텔레그램에서 김완한테 말 걸고 PD들한테 말 걸고 이러는데 너희들은 반드시 잡힌다는 메시지를 전해 주고 싶어서 [n번방을 무너뜨려라] 이런 제목을 썼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 보니까 대부분 n번방 취재한 기자, 그알 PD도 나오시는 것 같고 스포트라이트 PD, 작가분 그다음에 김완 기자, 오연서 기자 그다음에 불꽃추적단의 불하고 단. 이렇게 인터뷰로 구성이 됐어요. 섭외과정이나 그런 과정에 있었던 얘기 좀 하나만 해 주세요.

▶최진성 : 인터뷰만 했죠. 나머지 중간중간 어떤 과정에 대한 드라마 재연이나 그래픽이 있었는데 저는 크리에이터니까 차가운 영화냐, 뜨거운 영화냐. 어떻게 만들까 했을 때 저는 차가운 영화를 택했거든요.

▷김태현 : 뜨거운 영화로 하면 재연도 나오고 이래야 되는 거예요?

▶최진성 : 쫓아다니고 카메라 들고 막 달리고 그래야 되는데 그게 아니라 차가운 영화, 하드보일드. 범죄 장르에서 말하는 하드보일드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는데 그래서 차갑게 추적자들을 차가운 공간, 세트장 안에서 인터뷰하는 형식을 택했고 그리고 인터뷰가 중요했던 게 저희 영화가 계속 추적자들이 바통 터치를 하면서 다음 사람한테 넘겨주고 넘겨주고 넘겨주고 하면서 불꽃이 한겨레한테 넘겨주고 한겨레가 궁금한 이야기 Y와 스포트라이트에 넘겨주고 또 이 모두가 경찰관한테 넘겨주고 네티즌들이 넘겨주고 이러면서 범죄자를 잡는 이야기거든요. 그런 어떤 추적자의 릴레이가 이어지는 형식을 통해서 범죄자를 잡는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서 그런 24명의 인터뷰 형식으로 영화를 만들었습니다.

▷김태현 : 그런 형식의 릴레이. 감독님 입장에서 제일 인상 깊었던 인터뷰 발언은 뭐였어요?

▶최진성 : 다 인상 깊었지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건 100분이지만 이것의 100배를 찍었거든요. 그리고 통편집되신 죄송한 인터뷰도 되게 많고. 그런데 그중에서 다 절실하고 절묘한 인터뷰지만 하나는 김완 기자가 마치 허공을 치는 것 같았다. 아무도 우리 기사를 1면 톱에 네 번 실었는데 아무도 안 보고 아무도 안 다뤄주고 가해자들은 놀리고. 허공을 치는 것 같았다. 저는 이게 추적자들의 쓸쓸함과 고뇌 그리고 피해자들의 고통을 아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멘트가 아닌가 싶어서 넣었고 또 하나는 영화 후반부에 최광일 스포트라이트 PD가 박사가 호송차에 실리는 과정에서 카메라를 들고 절규하면서 박사장. 기자들 사이에서 박사장, 저 최선생입니다. 피해자들한테 사과할 생각 없습니까 하고 PD가 절규를 하는데 저는 그런 광경을 보지를 못 했어요. 기자나 PD가 피의자 앞에서 그렇게 소리지르고 카메라 집어던지려고 하고. 나중에 최 PD한테 들어보니까 카메라 던지려고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표정과 절실함과 절규가 저는 우리 영화의 24명의 추적자들의 반드시 잡아야겠다, 이런 절실함과 절박함을 보여주는 아주 명장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김태현 : 아마 최 PD도 그렇고 제가 영화 보면 더 보도된 다음에 소위 말하는 JTBC 피해자, SBS 피해자 이런 얘기들 나오잖아요. 신원 공개되고. 그러니까 그것에 대해 공개된 피해자분에 대한 약간의 뭐라 그래야 되나요? 이걸 미안함이라고 해야 되나. 그런 것 때문에 더 힘들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도 들더라고요.

▶김완 : 모든 언론인들이 가졌던, 그 보도를 할 때 굉장히 큰 부담이었고 내 신상이 공개되고 이건 어차피 내가 여기에 들어온 이상 그런 것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니라 우리 보도 때문에 새로운 피해자가 만들어진다? 이건 사실 받아들이기 굉장히 어렵거든요. 그러니까 그게 저희도 그랬고 JTBC, SBS가 모두 고민했던 가장 힘들었던 대목이죠.

▷김태현 : 저는 그거 보면서 그 부분 나오잖아요. JTBC 피해자라고 공개됐을 때 JTBC 메인작가, 정 작가 인터뷰 보니까 피해자분한테 전화해서 미안하다고 했더니 아니라고, 괜찮다고.

▶김완 : 굉장히 감동적이죠.

▷김태현 : 그 부분이 감동적이더라고요. 피해자분은 야, 이거 JTBC든 SBS든 한겨레든 보도돼서 내 신상이 공개돼도 얘네들을 잡는 게 맞다고 생각하신 거잖아요. 그 부분이 되게 감동적이었어요, 제 개인적으로. 이제 시간 얼마 안 남았는데 김완 기자, 사건 취재하셨으니까 얘네들. 그냥 이렇게 불러도 되겠죠? 나쁜 사람들이니까. 이 사람들 얼마나 받았어요, 형량?

조주빈
갓갓 문형욱

▶김완 : 일단 조주빈이랑 갓갓 문형욱은 엄벌을 받았죠. 이전 양형과 비교하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양형을 세게 받았고 40년이 넘게 받고 30년 넘게 받았으니까.

▷김태현 : 조주빈 박사 42년. 그다음에 문형욱, 갓갓 34년.

▶김완 : 34년을 받았으니까. 그게 굉장히 큰 진전인데 문제는 변호사님도 아시지만 이 범죄를 근절하는 양형이라는 건 굉장히 엄한 처벌도 중요하지만 확실한 처벌도 중요하거든요. 그러니까 그 범죄에 가담했던 모두를 처벌한다. 그 면에서 놓고 보면 엊그저께 저희 한겨레 신문도 보도했었지만 단순 가담자들, 소지자들, 단순 유포자들에 대한 처벌은 아직도 초범이라는 이유로 집행유예가 제일 많거든요. 사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물론 이것도 과거에는 아예 처벌하지 않던 건데 굉장히 큰 진전인데 제가 이 박사가 잡히고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거기에 들어와 있던 사람들 모두를 경찰서에 한 번 오게라도 해야, 그 기억이라도 남겨야 이 사건을 끝낼 수 있다, 이런 얘기했었거든요. 거기까지 가는 데는 아직 많이 남아 있습니다.

▷김태현 : 알겠습니다. 오늘 이 얘기를 좀 더 해 보고 싶은데 저희가 시간이 없어서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하도록 하겠고요. 다음에 기회 봐서 감독님하고 김완 기자 한 번 더 모시고 2탄 한번 준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우리는 깐부잖아, [사이버지옥: n번방을 무너뜨려] 연출하신 최 감독님하고 김완 기자 모셨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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