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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달러 등장 전망 속 미국 월가 "은행 기능 위축…도입 미뤄야"

디지털달러 등장 전망 속 미국 월가 "은행 기능 위축…도입 미뤄야"
조만간 각국에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CD)가 도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국 월가가 CBDC 도입 시 은행권의 기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나섰습니다.

2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 은행업계 대표 단체인 미국은행연합회(ABA)와 미 은행정책연구소(BPI)는 최근 미국이 디지털 달러화를 발행할 경우의 잠재적 부작용을 거론하며 도입 연기를 주장했습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1월 디지털 달러의 장단점을 설명하는 백서를 발간하고 CBDC 도입 논의에 착수한 바 있습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3월 CBDC 연구개발(R&D)이 긴급하다며 정부 기관들에 관련 연구에 착수하도록 지시하기도 했습니다.

ABA와 BPI는 CBDC가 일반 은행 예금과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놓이게 된다면서, 예금이 줄어들 경우 가계와 기업이 대출을 받기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CBDC 긍정론자들은 중국을 비롯한 각국이 CBDC를 추진하는 상황에서 디지털 달러를 도입하면 달러화의 우위를 확고히 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금융계에서는 역효과에 대한 비판이 나온다는 것입니다.

ABA는 연준에 보낸 서한에서 "CBDC의 혜택이라고 알려진 것은 불확실하고 실현되지 않을 수 있는 반면, 그에 따른 비용은 실제적이고 극심하다"고 밝혔습니다.

BPI는 디지털 달러 도입 시 일반 은행들의 주요 자금원이 마를 것이라면서 "특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 CBDC가 은행 예금들을 빨아들이면서 미국 상업은행 시스템을 약화시키고 대출 이용가능성을 심각히 위축시킬 것"이라고 봤습니다.

현재 은행 등 금융권은 중앙은행 발행 화폐가 예금과 대출을 거치면서 예금통화를 늘리는 신용창조 기능을 통해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합니다.

하지만 CBDC가 도입되면 중앙은행 화폐가 개인별 전자지갑에 직접 지급되기 때문에 은행 등의 계좌를 거칠 필요가 없어지며, 따라서 신용창조 기능도 크게 위축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디지털 달러 도입 후 은행들이 거래 중개 역할을 하더라도 고객의 CBDC 전자지갑에 예치된 돈은 은행이 대출에 쓸 수 없다는 게 이들 단체의 설명입니다.

일반적인 고객 예금과 달리 CBDC 전자지갑 예치금은 연준의 직접적인 부채가 된다는 것입니다.

ABA는 부작용을 막기 위해 CBDC 예치금 규모를 제한해도 별 소용이 없을 것이라면서 전자지갑 계좌당 예치금을 2천 500달러(약 316만 원)로 제한해도 4천460억 달러(약 564조 원)가, 1만 달러(약 1천264만 원)로 제한하면 1조 달러(약 1천264조 원)가 시중 은행 예금에서 각각 빠져나갈 것이라고 추산했습니다.

현재 미국보다 앞서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중앙은행 주도로 CBDC를 연구하거나 시범사업에 착수한 상태입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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