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워낙 큰 선거를 치러서 그런 걸까요. 지방 선거에 대한 관심이 덜 한 것 같습니다. 지방 선거는 대선이나 총선에 비해 정치적 치열함은 덜 할 수 있지만, 우리가 뽑는 지역의 대표들은 구체적인 정책을 내놓고 집행하는 주체입니다. 그만큼 우리 실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오는 6월 1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SBS 뉴스의 팩트체크팀 「사실은」과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이 다시 손을 맞잡았습니다. 지난 대선에 이어 두 번째 프로젝트, "지방 선거의 무게"입니다. 선거 기간 동안 시청자들이 궁금해하시는 것들을 명징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 알려드리고, 선거 때마다 판을 치는 허위·과장 정보를 예방하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6월 1일에 치러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시도지사 선거, 구·시·군의 장선거, 시도의회 의원선거(비례 포함), 구·시·군의회의원선거(비례 포함)에 출마한 후보자 수는 총 7,531명입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유권자들이 올바르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5월 12일(목)~13일(금)까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후보자의 전과 기록을 전수 분석했습니다. 단순 전과 건수에서 그치지 않고 죄명, 처분, 처분 일자까지 상세하게 들여다봤습니다.
전과 후보 36.2%…최다 전과 14건


강해복 후보 역시 사기, 음주 및 무면허운전, 상해, 재물손괴, 운전자 폭행 등 14건을 신고했습니다. 벌금 총합만 2,350만 원 수준입니다. 강 후보는 “전과가 아니다. 그냥 술 먹다가 서로 치고받았는데 그게 뭐가 전과냐”라고 말하며 유권자들에게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밖에도, 전과기록이 10건 이상인 후보는 총 5명이었습니다.
정당별로 봤더니…무소속 후보 절반이 전과 有

세부 죄명을 분석해 보면 정당별로 특징을 보이는데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도로교통법위반(음주 및 무면허 운전)' 비율이 가장 높았고 정의당과 진보당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집시법)' 또는 '국가보안법 위반'이 가장 높아 서로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음주는 기본? 전과 후보자 10명 중 4명꼴...

가장 음주운전 전과가 많은 후보는 누구일까요? 총 3명이었는데 경기 안성시의원에 출마한 유효근 후보(무소속), 경북 영천시의원에 출마한 조성락 후보(무소속), 경북 울진군의원에 출마한 김정희 후보(국민의힘)로 각자 7건은 음주 최다 전과를 기록했습니다. 김정희 후보는 현재 울진군의회 후반기 부의장을 역임하고 있습니다.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국장은 정치권에서 음주 전과를 안일하게 보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음주운전을 안일하게 보는 내부적인 잣대가 있다고 본다"라며 "하지만 국민들은 그렇게 보지 않는다. 음주운전은 본인뿐 아니라 상대방에게까지 엄청난 피해를 줄 수 있는 범죄행위라는 국민적 합의가 되어 있기 때문에 음주운전은 적어도 두 번 이상은 절대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이 43.3%로 음주 전과 비율이 가장 높았고, 무소속 43%,, 더불어민주당 39.6% 순으로 높았습니다. 이 밖에도 폭력(폭행, 치상, 협박, 총포 등)은 10.4%였고 성범죄(추행, 간통, 간음, 음란물 유포 등)은 2%로 7명이었습니다.
현역 기초의원 8명…윤창호법 이후에도 음주 적발

'윤창호법' 이후에 음주운전으로 처벌을 받았지만 공천에서 배제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권성현 경남 창원시의원은 윤창호법 이후에 음주 운전으로 벌금을 냈지만 공천에서 배제되지 않고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했습니다. 권 의원은 지난 2021년 8월 17일에 음주운전으로 벌금 1,20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권 의원은 “죄송하고 시의원으로서 술을 먹어서는 안 될 부분을 했으니 면목이 없다”라며 “하지만 남에게 피해를 준 게 아니라서 공천심사위원회에서 이를 참작해서 공천을 준 걸로 알고 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처분 일자로 분석해 보면 근래에 전과 기록이 있는 후보들도 다수였습니다. 올해에만 처분을 받은 후보는 총 10명으로 집계됐습니다. 기간을 5년으로 늘려보면 362명이나 됩니다. 전과 후보자의 13.3% 수준입니다. 경기도의원에 출마한 김해곤 후보(국민의힘)는 불과 지난달에도 전과를 기록했습니다. 김 후보는 지난 4월 6일에 공인중개사법 위반으로 100만 원의 벌금을 처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무투표 당선자 27.6%가 전과 기록 보유

무투표 당선자 중 최다 전과 기록을 가진 후보는 경상북도의원에 출마한 박창석 후보(국민의힘)으로 총 7건의 전과를 기록했습니다. 박 후보는 음주, 무면허, 사고후미조치를 비롯해 횡령, 건축법위반, 옥외광고물등관리법위반 등으로 총 벌금 1000만 원을 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무투표 당선인들의 세부 전과 내역을 보면 대부분 음주및무면허, 교통사고처리특례법위반 등 교통 관련 전과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경북 47.6%, 전남 46.9% 순


각 정당들… 공천기준 높이겠다고 했지만

김성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정책국장은 각 정당이 책임지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김 국장은 "경실련이 각 중앙정당에 책임정치를 실현해달라는 요구와 함께 해당 후보가 과거에 문제가 있어서 다시 재공천하는 경우에는 공천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강화해달라고 요구했다"라며 "하지만 각 정당은 우리 당헌 당규에 이미 그런 규정이 있다며 요구를 피했다. 그런데도 지난 재보궐선거를 보니까 모두 거대 양당에 재공천을 했다"라고 말했습니다.
SBS 데이터저널리즘팀 「마부작침」은 이번 지방선거 이후에 공직 감시와 유권자들의 알권리를 위해 당선자들의 전과 기록 전수 데이터를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입니다.
(기획 : 이경원, 배여운 / 디자인 : 안준석 / 인턴 : 강동용, 강수민, 이민경, 정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