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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한국 독자에게 울림 주고싶다"… 2021 노벨문학상 수상자 '구르나'

[Pick] "한국 독자에게 울림 주고싶다"… 2021 노벨문학상 수상자 '구르나'

이정화 에디터

작성 2022.05.19 16:55 수정 2022.05.24 13:3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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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ck] "한국 독자에게 울림 주고싶다"… 2021 노벨문학상 수상자 구르나

한국에 드디어 소개된 '2021 노벨문학상' 작품

 지난해 10월 스웨덴 한림원이 2021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압둘라자크 구르나(74·Abdulrazak Gurnah)를 호명했을 때 전 세계 문학계는 그야말로 '깜짝' 놀랐습니다.

2021년 당시 노벨문학상 수상 유력 후보로 무라카미 하루키(일본), 앤 카슨(캐나다) 등이 거론됐었는데, 모두의 예상을 깨고 탄자니아 출신의 작가 압둘라자크 구르나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기 때문입니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해 10월 7일 구르나를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식민주의 영향과 대륙 간 문화 간 격차 속에서 난민이 처한 운명을 타협 없이, 연민 어린 시선으로 통찰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찬사에도 불구하고 국내 서점가는 고요했습니다. 이전에 구르나의 소설을 번역해 출간한 한국 출판사가 단 한 곳도 없던 탓에 10월마다 서점가를 뜨겁게 하는 일명 '노벨문학상 특수'도 사라졌습니다.

이에 출판사 '문학동네'는 팔을 걷어붙이고 2021 노벨문학상 수상자 발표 이후 7개월 만에 구르나의 장편 소설 3권 을 번역 출판했습니다.

이는 아시아 국가 첫 출간으로, 해당 작품들은 국내 걸출한 역자들이 번역을 맡았습니다. '낙원'은 왕은철 전북대 석좌교수가, '바닷가에서'는 황유원 시인이 맡았습니다. 가장 최근 작품인 '그 후의 삶'은 2019년 해리포터 20주년 개정판을 번역한 강동혁 번역가가 옮겼습니다.

'낙원'(1994) 은 제1차 세계대전 무렵 아버지의 빚을 갚기 위해 노예로 팔려간 동아프리카 소년의 성장기를 그린 구르나의 초기작이며, 작품 '바닷가에서'(2001) 아프리카를 떠난 난민 출신 두 남자가 영국에서 재회하며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가장 최근작인 '그후의 삶'(2020) 은 1900년대 초 독일의 식민 지배를 받던 동아프리카를 배경으로 격동의 삶을 비춥니다.
압둘라자크 구르나 2021 노벨문학상 수상자 (사진=게티이미지)

흑인 작가로 28년 만의 노벨문학상 수상자

이번 수상으로 구르나는 아프리카에 여섯 번째 노벨문학상을 건넨 작가가 됐습니다.

이는 아프리카작가로서 2003년 남아프리카 공화국 존 쿳시 이후 18년 만이고, 흑인 작가로서는 1993년 미국의 소설가 토니 모리슨 이후 28년 만입니다.

그는 1948년 프레디 머큐리의 고향이자 '아랍의 용광로'라고 불리는 탄자니아 잔지바르섬(당시 영국 보호령)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냈습니다.

1964년 잔지바르 혁명으로 부족 갈등과 이슬람 박해가 격화된 이후 그는 난민자격으로 영국으로 이주해 생활했으며 21세부터 평생을 난민, 디아스포라, 탈식민주의의 관한 이야기들을 소설로 적어내면서 최근까지 영국 켄트대 교수로 영어와 탈식민주의 문학을 가르치다가 2017년 퇴임했습니다.

어제(18일) 열린 화상 기자 간담회에서 구르나는 노벨상 수상자로 내정됐음을 통보받은 그날의 소회도 밝혔습니다.

구르나는 "집에서 차를 마실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마침 전화가 왔고 믿기 어려웠다"면서 "장난 전화인 줄 알고 스웨덴 한림원 웹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내게 전화한 사람이 바로 한림원 관계자란 걸 알게 돼 깜짝 놀랐다"라고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도 설명도 잊지 않았습니다. "작품의 주제는 아프리카에 국한된 게 아니다. 동아프리카(탄자니아 등)는 종교적· 문화적으로 다른 지역과 교류하면서 수백 년간 역사를 쌓아왔고 다층적인 면을 갖고 있다"며 "역사적 이야기뿐 아니라 동시대적 중요성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그는 문학의 역할에 대해 "문학은 타인의 삶, 인간 관계, 타인이 살아가는 조건과 행동 방식에 대해 더 알아나갈 수 있게 해준다"며 "문학은 우리를 보다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힘을 내재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내 책이 한국 독자들에게 울림을 줄 수 있다면 작가로서 매우 기쁠 것 같다"며 이후 국내 서점가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기대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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