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풍'의 끝은 '몰락'…무너진 신화
테라 생태계는 무엇인가?
얼마 전까지만 해도 1달러를 내면 1테라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더 쉽게 말하면, 1달러는 일종의 은행에 보관되고, 투자자는 1테라를 받게 되는 겁니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선 당연히 1테라 가격이 1달러 안팎으로 유지가 돼야겠죠. 테라와 루나 코인 발행업체 테라폼랩스의 목표도 같습니다. 안정적인 가치를 유지해야 투자하는 사람이 많아질 테니까요.
그런데, 테라만 있다면 이런 균형이 깨지기 쉽습니다. 테라에 대한 수요가 몰려 시장에 유통되는 양이 많아지면 가격이 떨어질 것이고, 반대로 시장에 풀린 테라가 적어지면 가격이 오를 테니까요. 떨어져도 문제지만 가격이 오르는 게 꼭 좋지는 않습니다. 자칫 테라 생태계가 투기의 온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세상에 나온 게 바로 '루나 코인'입니다.
테라-루나, 차익거래로 '가격 유지'
테라 1개 가격이 0.9달러로 떨어지면, 알고리즘(시스템)은 테라 1개를 1달러어치 루나로 바꿔줍니다. 테라 10개(0.9*10=9달러)를 루나 코인 10달러어치로 바꿔주는 겁니다. 테라 가격이 떨어졌어도 투자자들은 손쉽게 1달러를 얻게 되는 겁니다. 너도나도 테라를 버리고 루나를 선택하겠죠. 당연히 시장에 있던 테라 개수가 줄고,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테라 가격이 다시 오르게 됩니다.
반대의 경우엔 어떨까요? 이번엔 테라 1개 가격이 1.1달러가 됐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은 1달러어치 루나를 테라 1개로 바꿀 겁니다. 루나 10달러어치로 테라 10개(1.1*10=11달러)를 사게 되니 1달러를 벌 수 있기 때문이죠. 이번엔 시장에 있던 테라 개수가 늘고, 다시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테라 가격이 떨어지게 됩니다.
테라 가치가 떨어질 땐, 테라 개수가 줄고 루나가 늘고. 테라 가치가 오르면, 테라 개수가 늘고 루나가 줄기를 반복하는 겁니다. 매우 이상적인 방식이죠. 이렇게 되니, 테라는 1년여 동안 1달러의 가치를 꾸준히 유지했습니다. 또, 루나 코인을 가지고 있으면 이런 '차익 거래'로 손해를 보지 않게 되니 수요가 많아지면서 꾸준히 가격이 올랐습니다.
이런 방법으로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수익을 주면서, '테라를 널리 쓰이게 한다'가 테라폼랩스의 목표였습니다. 사람들을 끌어 모으기 위해 1달러를 맡기고 1테라를 사면, 20% 정도의 이자를 주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열광했고, 한 때 테라는 전 세계 시총 3위, 루나는 10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테라 생태계는 왜 무너졌나?
이제 테라와 루나 생태계는 시장의 신뢰를 잃었고, 회복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 사이 전 재산을 잃은 투자자들까지 속출했고, 안정적인 시장을 꿈꿨던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의문은 짙어져만 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