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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 없이 가혹행위" 돌아온 납북 어부 '불법수사' 정황

<앵커>

북한에 납치됐다 돌아왔지만, 간첩 누명을 써야 했던 납북 어부들과 그 가족들은 그 억울함을 푸는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희 끝까지판다 팀이 불법적인 수사가 이뤄진 정황이 담긴 정부 기록을 입수했습니다.

원종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약 50년 전, 고기를 잡다 납북됐다가 돌아온 아버지를 이영란 씨는 이렇게 기억합니다.

[이영란/납북귀환어부 딸 : 오자마자 그 여인숙에서 두들겨 맞고 막 이렇게 하고….]

그 여인숙이 있었다는 속초항 주변을 수소문했습니다.

지금도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이 살고 있습니다.

[박종식/당시 속초 여인숙 주인 : 잠을 안 재우고 (어부들이) 계속 돌아가면서 조사를 받았어요. 구타해서 소리를 지르고. 해동 여인숙에서는 '(어부들이 고통스러워) 못을 가지고 자살하려고 머리를 박았다' 그런 얘기를….]

SBS가 입수한 당시 경찰 보고서는 이 기억들을 뒷받침합니다.

속초시청 회의실에 귀환 어부들을 일단 수용하지만, 근처 경찰서도 아닌 110m 떨어진 해동여관에서 어부들을 신문한다고 돼 있습니다.

조사를 시작하기도 전에 신문 기간은 귀환일 자정부터 일주일간, 신문의 방향은 간첩 지령사항을 캐내는 걸로 정해졌습니다.

이런 지침은 처음부터 중앙정보부와 내무부, 검찰까지 공유했습니다.

영장도 없는 불법 구금 상태에서 가혹 행위를 통해 간첩이라는 자백을 받아내려 한 정황이 고스란히 담긴 겁니다.

군사정권 시절 납북됐다가 돌아온 선원은 약 3,600명에 달하지만, 그동안 국가기관들은 '안보'를 이유로 수사자료 제공에 인색했습니다.

법률 지식이 많지 않고 하루하루 살아내기에 바빠 한만 품고 살았던 납북 귀환 어부와 가족들에게는 새롭게 발굴된 자료가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최정규/변호사 : 그 당시 수사관들의 어떤 불법 구금같은 범죄행위가 확인되기 때문에 재심을 개시하는데 정말 결정적인 (자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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