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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리포트] 상하이 병원, 살아 있는 노인 사망·화장 통보…"부활했나"

[월드리포트] 상하이 병원, 살아 있는 노인 사망·화장 통보…"부활했나"
50일 가까이 도시 봉쇄가 이어지고 있는 중국 상하이에서 멀쩡히 살아 있는 노인을 사망 처리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중국 관영 CCTV와 차이신 등에 따르면, 상하이의 한 양로원에 있던 93세 노인이 지난 4월 코로나19에 감염돼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병원은 4월 22일 노인의 병세가 악화해 숨졌다고 가족에게 통보했습니다. 이미 장례식장에 보내 화장까지 했다고 전했습니다. 가족들은 집에서 봉쇄돼 있던 터라 노인의 마지막 모습을 볼 수 없었습니다. 병원은 화장하기 전 운구하는 모습과 수의를 입은 노인의 사진을 가족에게 제공했습니다. 가족은 슬픔에 잠겼습니다. 양로원에 노인에 대한 사후 처리를 의뢰하고 노인의 호적을 말소했습니다.
 

"노인 사망해 화장" 가족에 통보…알고 보니 다른 노인


하지만 20일 가까이 지난 5월 11일 노인의 가족은 양로원으로부터 뜻밖의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노인이 살아 있다는 것입니다. 양로원은 노인이 병원에서 회복돼 양로원으로 돌려 보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노인의 살아 있는 모습을 찍은 영상을 증거로 보냈습니다. 가족은 당연히 기뻤지만 기쁨은 이내 분노로 바뀌었습니다. 병원의 어이없는 실수로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보내야 하는 큰 슬픔을 감수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 일은 이른바 '사후 부활' 사건으로 불렸습니다. 네티즌들은 "숨진 노인이 부활이라도 한 것이냐"고 병원을 조롱했습니다.

상하이 양로원이 가족에게 보낸 노인의 모습

병원은 사과했습니다. 병원은 14일 발표한 '상황 설명문'을 통해 실수를 인정했습니다. 노인의 신상 정보가 잘못 입력돼, 응급 처치를 받지 못하고 숨진 다른 노인으로 오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두 노인의 나이는 모두 93세였습니다. 병원은 두 노인의 가족에게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했습니다.

상하이 병원의 발표문. 노인 가족에게 사과했다.

앞서 지난 1일에는 상하이의 한 복지 시설에서 살아 있는 노인을 운구용 시신 가방에 넣은 영상이 중국 소셜미디어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당시 영상에는 복지 시설 직원들이 시신 가방에 있던 노인이 살아 있음을 발견하고 놀라는 장면이 그대로 담겼습니다. 상하이 당국은 노인이 사망한 것으로 오판한 담당 의사의 의사 면허를 취소했고, 복지 시설 관계자들을 면직 처분했습니다.

상하이의 복지 시설이 살아 있는 노인을 시신 가방에 넣어 운반하려던 장면

막대기 걸머지고 말 타고 다니기도…"21세기 상하이 맞나"


이달 초 상하이에서는 보기 드문 다른 사진들도 소셜미디어에 등장했습니다. 시민들이 막대기에 물건을 매달아 어깨에 걸머지고 걸어가는 사진들입니다. 봉쇄가 장기화면서 주민들이 식료품 부족을 호소하고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상하이 당국은 일부 거주 단지에 한해 일주일에 몇 시간씩 생필품 구매를 위한 외출을 허가했습니다. 문제는 통행증이었습니다. 상하이 시내에서 자가용을 이용해 다니려면 당국이 발급해 주는 통행증이 있어야 하는데, 이는 긴급 구호 차량 등 극히 일부 차량에만 발급된 상태였습니다. 주민들의 이동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때문에 대다수 주민들은 외출이 허용돼도 차를 이용할 수 없었습니다. 이들은 주어진 시간에 최대한 많은 물품을 구매하기 위해 막대기나 지게를 이용했습니다. 심지어 말을 타고 거리를 다니는 사진까지 올라왔습니다. 중국의 '경제 수도'로 불리는, 중국 최대 도시 상하이의 21세기 모습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모습들입니다.

상하이 시민들이 막대기를 어깨에 걸머지고 가거나 말을 타고 가는 모습

지난 3월 28일부터 봉쇄가 시작된 상하이는 코로나19 확산이 정점을 찍은 모양새입니다. 하루 2만 7,000여 명까지 나왔던 신규 감염자 수는 최근 1,000여 명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하지만 전면적인 봉쇄 해제 시점은 아직 기약하기 어렵습니다. 상하이 당국은 지난 13일 '사회면 제로 코로나'를 달성하면 점진적으로 봉쇄를 풀겠다고 밝혔습니다. '사회면 제로 코로나'란 격리·통제 구역 밖에서 신규 감염자가 나오지 않는 것을 일컫는 중국식 방역 용어입니다. 상하이 당국이 봉쇄 완화 일정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처음인데, 중국 관영 매체들조차 '이르면 이달 안에' 혹은 '이르면 다음달' 등으로 봉쇄 해제 시점에 대해 엇갈린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중국, 자국민 출국까지도 제한…"청나라 시대 다시 왔다"


중국 당국은 나아가 자국민의 출국을 제한하는 조치까지 내놓았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외국인과 자국민의 입국을 통제해 왔는데, 이제는 자국민의 출국마저 제한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중국 이민관리국은 출입국 관련 증서 발급을 엄격히 하겠다고 통지했습니다.

이를 놓고 해석이 분분합니다. '제로 코로나'를 고수하는 중국의 방역 정책상 입국자들을 강하게 통제할 수는 있겠지만, 출국자는 국내 코로나19 확산과는 사실상 무관하기 때문입니다. 해외에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코로나19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지만, 이는 기존 입국자 격리 조치 등을 통해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합니다. 또, 돌아오면 2주 이상 강제 격리를 해야 하는 지금 상황에서 해외 여행 등을 이유로 해외로 나갔다가 돌아오는 중국인이 얼마나 많을지 의문입니다.

일각에선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벗어나 정상 생활을 되찾고 있는 외국의 모습을 중국인이 못 보게 하려는 것 아니냐', '상하이 봉쇄 이후 해외로 떠나려는 중국의 부유층과 중산층이 늘고 있어 이를 막기 위한 조치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소셜미디어엔 '코로나 쇄국주의'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습니다. '청나라 시대가 다시 왔다', '우리는 지금 북한에 살고 있다'는 글까지 등장하고 있습니다.

(사진 출처=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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