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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성추행이 자유? 대통령실 비서관이 쓴 시 '논란'

'측근'의 성 인식

<앵커>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검찰 수사관 시절 성희롱 등으로 인사조치를 받았었죠. 또 예전에 펴낸 시집 내용도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홍영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해 3월,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직에서 사퇴할 당시 모습입니다.

윤 대통령 옆 자리에 앉아 있다가 차에서 함께 내리는 남성.

당시 대검 운영지원과장으로, 윤 대통령이 평검사 시절부터 수사관으로 함께 일했던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입니다.

그런데 윤 비서관이 지난 2002년에 펴낸 시집에 실린 일부 시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윤재순

"전동차에서"라는 시인데, 노약자 우대가 무시되는 상황을 비판적으로 언급한 후, 전동차 안은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 그래도 보장된 곳"이라며 성추행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여성은 "얼굴을 붉히고만" 있다고 썼습니다.

명백한 범죄인 지하철 성추행에 대해 왜곡된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대목입니다.

윤 비서관은 취재진 질의에 답하지 않았지만,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비서관의 성 인식을 드러낸 글이 아니라, 전동차 안의 그릇된 세태를 지적한 시"라고 주장했습니다.

검찰 근무 당시 불거진 성희롱 의혹과 관련해 정식 징계 없이 경고 등으로 끝난 것도 솜방망이 조치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재근/참여연대 권력감시국장 : (1996년, 2012년) 두 번 정도 이렇게 연속해서 문제를 일으켰던 사람을 경고만 하고. 측근 인사들인데 검증 과정을 거치지 않고 임명이 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윤 비서관의 발탁은 대통령의 그릇된 성 인식을 방증한다고 비판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이승진, CG : 서승현·전유근)
 
※ 기사에 언급된 윤재순 총무비서관의 시(詩) 전문입니다.

〈전동차에서〉  / 윤재순

전동차는
전기로 만들어 전기로 굴러간다는데
감전되어 죽었다는 말은 듣지 못했어요
전동차에서만은
경로우대니 노약자 우대가 통하지 않는
특수구역이래요
아직은 해 뜰 무렵인데도
젊은 놈들은 의자에 기대어
창문에 기대어 졸고 있어요
밤새 무얼 했기에
그토록 잠을 설쳤는지 모를 일이에요
신문을 거꾸로 펼쳐든
아직 피도 마르지 않는 놈들은
80 먹은 노인네 앞에
눈을 감고 자는 척하고 있어요
전동차에서만은
짓궂은 사내아이들의 자유가
그래도 보장된 곳이기도 하지요
풍만한 계집아이의 젖가슴을 밀쳐 보고
엉덩이를 살짝 만져 보기도 하고
그래도 말을 하지 못하는 계집아이는
슬며시 몸을 비틀고 얼굴을 붉히고만 있어요
다음 정거장을 기다릴 뿐
아무런 말이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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