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재 명단 오른 러시아 최대 해운사, 자산 매각 착수

국제사회의 제재 탓에 유럽 금융회사들과의 거래가 끊기게 된 러시아 최대 해운업체 소브콤플로트가 유조선 등 자산 매각에 나섰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현지시간으로 어제(12일) 러시아 국영 해운업체 소브콤플로트가 최근 유조선과 천연가스운반선 9척을 두바이와 싱가포르의 해운업체에 팔았다고 보도했습니다.

싱가포르에 적을 둔 이스턴퍼시픽시핑은 천연가스운반선 4척을 넘겨받는 대가로 7억 달러, 우리 돈 약 9천억 원을 소브콤플로트에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소브콤플로트는 지금껏 거래했던 유럽 금융회사들로부터 차입한 돈을 일시에 갚아야 하는 상황입니다.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유럽연합(EU)의 러시아 제재 명단에 소브콤플로트가 포함됐기 때문입니다.

유럽에 적을 둔 금융회사들은 오는 15일까지 대출을 회수하는 등 소브콤플로트와의 관계를 끊어야 합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소브콤플로트가 서방 금융회사로부터 빌린 돈은 24억 달러, 우리 돈 약 3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 최대 해운사인 소브콤플로트는 유조선과 천연가스운반선, 쇄빙선 등 122척의 선박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런던에 본거지를 둔 보험조합 로이즈에 따르면 소브콤플로트는 보유 선박 중 3분의 1을 매각할 계획입니다.

다만, 소브콤플로트의 유조선 매각은 위장 거래로 보인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소브콤플로트는 국제 에너지 메이저기업인 셸과 토털에너지를 고객으로 두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미국 영해 통과가 금지됐습니다.

또한 운송 화물에 대한 보험증권 발급도 중단됐습니다.

소브콤플로트는 이 같은 국제사회의 각종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명의만 외국 회사로 옮긴 것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소브콤플로트는 선박 매각에 대해 "노후 선박을 비롯해 러시아 해운사에 대한 각종 제재 탓에 운항이 힘들어진 선박을 시장에 내놓은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