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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 들기도 버거운 그의 기적…초중고 검정고시 '만점'

<앵커>

혼자서는 책장을 넘기기도 힘든 30대 중증 장애인이 초·중·고 검정고시를 모두 만점으로 합격했습니다.

손에 연필을 쥘 수도 없어서 복잡한 문제도 모두 눈으로만 풀었다는데, 이제는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CJB 이태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충북 옥천에 사는 34살 이수찬 씨는 근육이 위축되는 '근이영양증'을 앓은 8살 때부터 집에서만 생활해왔습니다.

호흡기 없이는 숨도 쉴 수 없고 침대에 앉아 있는 것조차 버거운 그가 공부를 결심한 것은 2년 전.

초등학교 투표소에서 책상과 의자를 마주친 순간 그동안 잠들어 있던 그의 학구열이 불꽃처럼 깨어났습니다.

몸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은 하루 3시간 정도, 인터넷 강의에 집중하고 책은 어머니와 활동지원사가 페이지를 넘겨줬습니다.

그 결과, 초졸과 중졸 검정고시를 모두 만점으로 합격했고, 지난달 치러진 고졸 검정고시에서도 7과목 전 과목에서 만점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이수찬/초·중·고졸 검정고시 만점자 : 수학을 배워본 적이 없다 보니까 진짜 더하기, 빼기밖에 못 했거든요. 인터넷으로 배우려다 보니까 이해하기도 힘들고 어렵더라고요.]

연필조차 쥘 수 없는 몸이다 보니 모든 문제를 눈으로 풀어 답을 말하면 감독관이 대신 답안지에 마킹을 해줬습니다.

3차 방정식이나 확률 같은 수학 문제도 머릿속 암산으로만 풀어 모두 정답을 맞혔습니다.

[최선미/이수찬 씨 어머니 : 난 진짜 부족한 엄마인데, 해준 게 없는데. 수찬이가 스스로 알아서 하니까 그게 너무 고맙고, 대견스럽고….]

공부보다 시험장 가는 길이 더 힘들었다는 수찬 씨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도전하겠다고 말합니다.

[이수찬/초·중·고졸 검정고시 만점자 : 사이버대학을 알아보고 있어요. 법학을 배워볼까. 장애인 인권 운동에 도움이 되고 싶어서 법을 배우고 싶어요.]

(영상취재 : 김근혁 C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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