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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 직원 횡령' 속 정부, 이란업체에 배상금 대부분 지급

우리 정부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협상에 참여했던 이란 다야니 가문에 줘야 하는 배상금 730억 원 중 대부분을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에 따라 다야니 가문이 해외에 있는 한국석유공사 자회사를 대상으로 신청한 가압류도 곧 취하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10일) 금융당국과 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다야니 가문이 소유한 가전업체 엔텍합에 대한 배상금 730억 원 중 614억 원이 넘는 돈을 우리은행을 통해 지난달 말 지급했으며, 나머지 금액에 대한 반환 절차를 논의하고 있습니다.

한 금융위 관계자는 "이번에 반환된 돈의 구체적인 규모는 밝히긴 어렵지만, 지연 이자나 중재판정 비용 등이 더 있다"며 "돌려줘야 할 총금액의 일부를 일차적으로 지급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엔텍합은 2010년 대우일렉트로닉스 인수 우선협상자로서 채권단에 계약금 578억 원을 냈다가 계약 무산으로 이를 몰수당하자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제기했고, 2019년 말 최종 승소해 우리 정부로부터 약 730억 원을 지급받기로 했습니다.

당시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주관은행이었던 우리은행은 엔텍합으로부터 몰수한 계약금에 이자 36억 원을 더한 614억 원가량을 관리했습니다.

하지만 이 업무를 맡은 본점 기업개선부 차장급 직원 A씨가 2012년부터 6년 동안 이 돈을 모두 빼돌린 것으로 조사된 바 있습니다.

이에 우리은행은 지난달 27일 A씨를 고소했으며, A씨는 현재 구속돼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단 현재까지 회수된 돈은 없어, 우리은행은 일단 614억 원가량을 엔텍합에 먼저 지급하고 지난 1분기 말 재무제표를 수정해 손실로 처리할 예정입니다.

이에 따라 영국에 있는 한국석유공사 자회사인 다나석유공사에 대한 가압류 신청도 취하될 가능성이 큽니다.

다나석유공사는 한국석유공사가 2011년 지분 100%를 인수한 영국 회사로, 다야니 가문은 계약금 반환을 압박하며 2020년 영국 고등법원을 통해 이 회사의 주식 전부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한 바 있습니다.

현재 금융위는 관련 사안에 대해 지속해서 다야니 가문과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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