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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방사청 · ADD 수장 인선 '오리무중'…획득 · 국방과학 개혁 적임자는?

[취재파일] 방사청 · ADD 수장 인선 '오리무중'…획득 · 국방과학 개혁 적임자는?
▲ 강은호 방사청장(왼쪽 3번째), 박종승 ADD 소장(오른쪽 3번째) 등 획득과 국방과학의 현재 책임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이들 중 상당수가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일 이종섭 국방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12시간여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 ADD 자문위원 근무 중 정치운동 참여, 한국연구재단의 전문경력인사 지원금 부당 수령, 장병들에 대한 불신 등 논란이 잇달았습니다. 그럼에도 다른 장관 후보자들의 흠이 워낙 커서 이종섭 후보자의 결점은 상대적으로 작게 보였습니다. 이 후보자의 국방장관 임명은 기정사실입니다.

이로써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태효 안보실 1차장, 신인호 안보실 2차장, 이종섭 국방장관 등 윤석열 정부의 1기 안보라인이 확정됐습니다. MB 안보 라인의 재림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MB 안보 라인들은 대청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전,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밀실 추진 등을 치르며 일솜씨가 부족해 숱한 비판에 시달렸습니다. 국가위기관리센터를 서너 차례 개편했던 아픈 경력도 있습니다. 당시의 실수를 딛고 안정적 안보 관리를 해낼지 주목됩니다.

이제는 국방차관, 방사청장, ADD 소장 등 장관 이하 주요 직위자를 결정할 차례입니다. 국방차관은 이미 확정됐다는 이야기가 많이 돌고 있습니다. 반면 차기 방사청장, ADD 소장은 여러 이름들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오리무중의 형국입니다. 노무현 정부에서 개청한 방사청이 4개 정부를 거치며 상당폭 변질됐고, ADD도 특정 기술 편중이 심하다는 지적이 많은 터라 국방 획득과 국방 과학에 정통한 개혁적 전문가가 선정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반짝했다 사라진 별들

과천 정부청사의 방사청

요즘 방사청은 획득의 방위사업보다 수출의 방위산업에 몰두하는 모양새입니다. 획득, 즉 각 군이 소요 제기한 무기체계의 도입을 위해 예산 착실히 따내서 적기 전력화해야 함에도 방위력개선사업 예산 최대 삭감이라는 치욕을 당했을 정도입니다. 반면에 안보와 하등 관계없는 수출과 업체 지원 등 방위산업에 사활을 걸고 홍보에 매진했습니다. 새 방사청장 자리는 획득의 방위사업을 방사청 과업의 1순위로 정립하고, 수출과 업체 지원은 부수적 일로 삼는 진짜 방위사업 전문가에게 돌아가야 할 것입니다.

유력 후보는 윤석열 캠프와 인수위에서 활약한 신인호 전 육군 전투발전부장이었지만, 예상을 깨고 안보실 2차장에 낙점됐습니다. 방사청의 서형진 차장과 성일 기반전력사업본부장도 내부 승진 케이스로 거론됐습니다. 이들은 강은호 현 방사청장과 더불어 이른바 '수출파'에 속합니다. '획득파'의 재건을 통한 방사청 개혁과 거리가 있습니다.

방사청장 제안을 직접 받은 LIG넥스원과 한화 계열사 등 방산업체 임원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들은 고임금의 기업체를 떠나 임기 보장 불투명하고 퇴임 후 3년간 취업이 제한되는 방사청장 직위를 탐탁치않게 여겼다는 후문입니다.
 

방위사업과 방위산업을 교통정리 할 적임자는


뚜렷한 선두 주자가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제3의 후보들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먼저 박진호 방위사업추진위원회 위원입니다. 국민의힘 몫의 방위사업추진위원입니다. 국민의힘 당직자 중 박 위원보다 방위사업에 정통한 이는 많지 않습니다. 획득 실무를 경험하지 못한 것은 단점입니다.

캠프 안팎에서 윤석열 당선인을 도운 획득 전문가들 몇 명의 이름도 들립니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방사청에서 장기간 획득 업무를 맡은 데 이어 업체 경력도 갖춘 예비역, 그리고 획득 관련 연구를 많이 한 학자형 전문가입니다. 방사청 개혁의 적임자라는 호평을 두루 받고 있는 다크호스들입니다.

박재민 현 국방차관과 류동준 국방부 전력자원실장도 방사청장 후보로 꼽힙니다. 박재민 차관은 전력자원관리실장을 역임해 획득에 정통한 편입니다. 류동준 실장은 국방부 고위공무원 중 가장 비정치적인 '성실맨'으로 유명합니다.
 

최첨단 미래 기술 이끌 ADD 차기 소장은

대전의 국방과학연구소 ADD 본관

미사일 전문가인 박종승 소장 체제의 ADD는 미사일에 올인했습니다. 미사일 연구원을 신설해 전체 인력의 3분의 1을 쏟아붓는 바람에 다른 최첨단 미래 핵심기술 개발에 소홀했다는 비판이 많습니다. '공룡' 미사일 연구원을 연명시키려다 보니 당장 돈 안 되는 미래 기술 개발보다 돈과 직결되는 일반 무기체계 개발에 눈독을 들였습니다.

육해공, 우주, 미래의 국방과학기술을 고루 성장시키기 위해 비(非) 미사일 분야 국방과학자의 내부 승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ADD 내외부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2~3명 후보의 이름이 거론됩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관운이 없었지만, 연구개발 능력과 부하 연구원들의 신망, 조직 장악력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선 캠프는 국방과학 차관제를 공약으로 내건 바 있습니다. 획득과 국방과학을 총괄하는 국방부 제2차관의 신설을 약속한 것입니다. 각 군의 무기체계 도입과 성능개량을 원활히 하고 미래 자주 국방력을 효과적으로 건설하기 위해 필요한 직위라는 공감대가 이미 군과 방산업계에 형성돼 있습니다. 하지만 국회 통과 등의 이유로 당장의 실현은 어렵다고 합니다. 2차관제 공약의 즉각적 실천이 안 된다면 더더욱 획득과 국방과학의 개혁적 전문가에게 방사청장과 ADD 소장 자리를 맡겨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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