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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지방선거 권보라 · 박옥진 씨 당선…한국계 구의원 2명 배출

영국 지방선거 권보라 · 박옥진 씨 당선…한국계 구의원 2명 배출
▲ 영국 구의원 당선된 권보라 씨(왼쪽), 박옥진 씨 

한인들의 영국 사회 진출이 확대되면서 재선에 성공한 선출직이 처음 등장했습니다.

영국 제1야당인 노동당 소속으로 런던 서부 해머스미스 지역에서 출마한 권보라(43)씨는 5일(현지시간)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구의원(Councillor)으로 재선됐습니다.

3명을 뽑는 칼리지 파크 앤드 올드 오크 지역구에서 권 씨는 1천194표를 얻어 다른 노동당 소속 2명과 함께 당선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번 선거에선 노동당이 런던의 중심부 웨스트민스터와 마거릿 대처 총리가 특히 아꼈던 완즈워스 지역을 수십 년 만에 차지하는 등 예상대로 선전하고 있습니다.

권 의원은 2018년 한인으로선 처음 당선되면서 유리천장을 깨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이 아니어서 더욱 뜻깊은 성과였습니다.

당시 한인 두 명이 함께 진출했는데 다른 한 명은 한인타운인 뉴몰든이 기반이었습니다.

영국 정치권에 동아시아계의 비중은 미미한 편입니다.

파키스탄계 런던시장을 배출한 노동당에서도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 중 동아시아계는 권 의원과 필리핀계 1명, 중국계 4명 등 6명뿐입니다.

권 의원은 4세에 한국 기업 주재원이던 아버지와 함께 영국으로 왔다가 정착한 이민 1.5세입니다.

영국 명문 런던정경대(LSE) 철학심리학과를 졸업하고 기자 등으로 일했고 한국에서 원어민 교사로 2년간 지냈으며 현재는 유럽 투자업계 고위직에 여성 진출을 지원하는 비정부기구(NGO)에서 활동 중입니다.

영국의 구의원들은 대체로 본업을 병행합니다.

권 의원은 현지시간 6일 새벽 당선이 확정된 후 한국어로 한 전화 인터뷰에서 앞으로 4년간 목표는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대기오염 등 지역 환경 문제와 에너지 요금 등 생계비 상승에 따른 문제 완화 등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젊은 직장인이 많은 지역인데 런던이다 보니 물가가 비싸서 주민들이 애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지난 임기 중 절반은 코로나19로 인해서 비정상적 상황이었고 백신센터 개설이나 코로나19 격리자들에게 음식 배달 등을 지원했다"며 "지난해에는 지역 의회 원내대표를 맡았는데 이번에는 역할이 아직 결정안됐다"고 말했습니다.

권 의원은 "선거운동을 할 때 한국과 영국 국기가 함께 있는 배지를 달고 다니면 유권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는 등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4년 전에도 한류가 있었지만 기생충, 손흥민 선수, BTS 등이 나온 이후 많이 달라졌다"며 "오늘만 해도 BTS 캐릭터 배낭을 메고 왔더니 한 영국인이 반가워하며 말을 걸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농담처럼 나는 '콩글리시'라고 하는데, 실제로 '코리안(한국인)'과 '잉글리시(영국인)'의 정체성이 섞여 있고 둘 중 하나를 고를 수는 없다"고 말했습니다.

권 의원은 "대학 시절 정치에 뛰어든 친구들이 많았지만 나는 20대를 패션잡지에서 일하면서 보냈고 정치는 진지한 사람들이 하는 것으로 생각했다"며 "30세가 넘고 내가 낸 세금이 어떻게 쓰이는지 관심을 두게 되면서 바뀌었다"고 말했습니다.

박옥진(자유민주당)씨도 런던 외곽 서남부 킹스턴 지역의 올드 몰든 지역구에서 구의원으로 당선됐습니다.

한인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이지만 한국계 구의원 배출은 처음입니다.

보수당 지지가 높은 곳이었는데 12년 만에 자민당으로 넘어왔습니다.

간호사로 정신병원 병동 매니저로 일하는 박 씨는 한인 권익보호와 노약자 복지,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 조성 등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선거에선 한국계가 모두 5명 출마했습니다.

노동당 강세 지역인 맨체스터에서는 탈북민 출신인 박지현 씨와 조국성(티모시 조)씨가 지난해에 이어 다시 보수당 소속으로 도전장을 냈지만 고배를 들었습니다.

역시 한인타운 인근에서 자민당으로 출마한 후보의 경우는 다른 후보 유고사태로 선거 자체가 연기됐습니다.

(사진=권보라 의원 제공, 박옥진씨 제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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